오늘 마지막 인수인계를 끝내다 이젠 정말 안녕!
모든 오해는 서로 준 것만 생각하고 각자의 입장차가 있기에 발생한다. 퇴사 이후 나 또한 다닐 때 배려받은 부분이 있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3주만에 회사를 갔다. 간만에 아이를 등원시키고 단장을 한 뒤 버스를 탔다. 꽃샘추위 라지만 느껴지는 바람은 이미 '봄'이었다.
쇼생크 탈출마냥 콧소리 내며 사무실로 가는 길. 3주간 아파트 단지 배회가 많았기에 모처럼의 이동이 반갑다.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기에 퇴사 후에도 찜찜한 기운이 있었는데 오늘 그 모든 빚을 값고 새출발 하기로 마음 먹어 홀가분하다.
이미 체중이 3주만에 2~3kg 늘었기에 불은 건 알고 있었는데 출근하고 간만에 보는 사람들이 몸 좋아졌다고 한다. 얼굴에 살이 오른 게 보톡스 맞았냐고 우스갯소리로 하는데 얼굴 좋아진 칭찬이면에 확실히 칼로리 소모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왕복 3시간 씩 출퇴근 하는 경우 힘들어도 움직임이 많았는데 챗바퀴 돌듯 집 주변만 서성이니 살이 오르나보다.
줌바도 주 3회 비오듯 땀 흘려며 하고 있건만ㅜㅜ대책이 필요하다 커밍순 써머!!!
'사진설명'- 이제 다 받았다 정말 안녕! (허나 아직 입금 전).마치 헤어지고도 만남을 이어온 구연인관계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 홀로 자유롭게 지내거나 새 연인을 찾으련다.
퇴직한 지는 3주가 지났다. 마음은 심숭생숭 적응기였는데 인수인계까지 끝내고 보니 정말 새로운 기분이다.
이제부터는 타인의 꿈에 기여하지 않고
'내 꿈'을 향해 발로 뛰겠다.
흐트러진 몸과 마음은 차주부턴 좀 제자리로 돌리고 입금(퇴직금)과 동시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 불안감에 헤드헌터 한테 온 이메일 보는건 이제 그만
할머니 할아버지랑 자란 아들녀석과 한 3주 씨름을 하다보니, 새 집에 맞는 새로운 규칙과 패턴이 필요함이 느껴진다. 이제 한 동안 엄마인 내가 주 양육자가 되기에 아들과 하원 후 규칙(이라기 보단 내가 주입한)을 설명했다. 약속을 잘 지키기, 울지 않고 말하기, 필요한 건 물어보기.
그래, 일단 이 세 가지만 잘 지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날이 좋아지는 4월, 서로에 대해 좀 더 맞춰나가자.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지지고 볶는 시간이 늘어난다.
화내는 일도 감동받는 일도 늘어간다.
1) 이틀 전, 잘 때 한 말.
나: "엄마는 아들이 떼쓰고 말 안 들어도 사랑해."
아들: "왜요?"
나:"엄마 아들이니까~."
아들: "나도 엄마가 볼 딱 해도 사랑해요."
(가끔 말 안 들으면 볼을 툭 치는 행위를 일컬어 '볼 딱'이라 함.)
2)
나: "아들, 이제 떼 그만 써요."
아들: "엄마는 나 두고 가지 마요."
나: "언제?"
아들: "엄마가 나 두고 회사 갔었잖아요."
나: .............
마음속에 담아 두었나보다. 그래,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동안 충실히, 온전히 집중해줄게.
3)
시력교정 이후 눈이 자주 아파 어제도 눈이 아프다고 습관처럼 말 했더니 아들이 하는 말.
아들: "엄마 내가 어른이 되면 의사 선생님이 될 거예요. 그래서 엄마 치료해 줄 거예요."
이거 완전 감동이잖아 ㅠㅠㅠㅠㅠ너란 남자, 어쩔~
3)
재우면서 대화하다가 아들이 갑자기 하는 말.
아들: "엄마는 내 좋은 친구지."
무한 감동 ㅠㅠ
그래, 친구는 일상을 공유하고 싸우기도 하고
웃고 울고 지지고 볶고 하니 우리도 그렇게 친밀하게 지내자.
'사진설명'- 잘 때 빼고 움직이는 에너자이저. 널 욕해봤자 내 욕하는거지 뭐. 나도 어릴 때 그렇게 산만하고 난리쳤다고 하니 그냥 조용히 있어야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