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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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별하는 법을 모르는데 이별하고 있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경험하는가, 살면서 혹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타인의 죽음과 가까운 지인의 죽음을 목도하는가, 살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솔 되게 들어본 적이 있던가, 춥고 외롭고 배고파서 그냥 정처 없이 길을 걸어 한강 다리 중간에 서서 무심코 내려다본 강물이 아무 생각 없이 눈에 들어왔더라는 사람의 애기를 들어본 적이 있던가.
늘 행복한 일상만이 있는 인생은 차라리 기억의 뒤안길에 접어두자 , 나이가 들어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 자의 노랫소리가 아니더라도 축약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해본다면 30대는 유년 기억 포함 20여 년 정도, 40-50대는 약 30년 ㅡ 60대 이후분들은 약 50여 년의 기억이 단 몇 분만으로 축약된다고 한다.
삶이 고통스럽고 , 치열한 어려움 속에 처해 본 적이 있던가 , 그런 친구를 찾아가서 위로하고 같이 아파해줄 사람이 주변에라도 있었던가,, 너무 이기적이고 자의적으로 살아온 스스로에게 이제는 삶의 주요한 부분을 남겨 놓고 떠나보내고 놓아 버리자고 한다.
저자 또한 에세이와 산문을 쓰면서 달리 남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것 같지는 않다. 주변의 이야기와 나와 타자의 관계 속에서 서로 공간을 공유하며, 시간을 같이 했던 기억으로 이름이 써내려 저간 추억들과 만남은 이제 하나둘씩 사라지려 한다
사실 , 시간과 관계의 축으로 보자면, 시간이 멀어지는 관계일수록 자연스러운 이별의 모습이 된다. 시간이 급작스럽게 떨어진 이별이야 말로 아쉽고 가습 저리고, 말을 건네지 못한 기꺼움이 남아 있어 못내 미련이 남는다.
기다림, 누군가와의 이별 뒤엔 짧은 시간이던 긴 시간이던 기다림의 공간이 내재되어 있다. 잊히기 위한 기제 일수도 있는 기다림의 영원함은 사랑하는 마음과도 비례한다. 늘 20대 풋풋한 사랑이 아직도 기억나는 이유이다.
자연스러운 이별이란 있기는 하는 걸까, 드람마에서 혹은 영화에서 보듯이 사랑하기에 떠나신다는 그 님을 자신은 이해하고 있는 걸까,,, 늘 왜 바보 같이 잡지 못하고 잇는 걸까 하는 의문을 품으면서 말이다..
생황, 어쩔 수 없는 생활고와 금전 문제로 가족과의 단절이나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도 단절되어 지내시는 분들도 많다.
드러내 놓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경조사 참석해서 안부 하나 물을 정도의 봉투도 그 어떤 사람에게는 무거운 법이다.
잔잔한 호숫가에 돌을 던져 파문을 일으키듯이 , 자신도 모르게 한번 내어 버린 말 한마디 혹은 행동 사인 하나에 상대방은 가슴 아파하고 서로의 몰이해에 대한 고립은 평행선을 그리기도 하다..
사회 속 구성원들이 살아가면서 , 부대끼며 살아가는 공통의 시간들 그리고 기억들의 편린들은 그 누구에겐가 하나의 소중한 보물이 되기도 하고 , 자랑이 되기도 하다,, 머물지 못해 가는 그 장소가 아니라면 한 번쯤 되될아 보아줄 필요도 잇지 않을까 ,,,
세상은 순환하는가, 그 누구의 업보도 아니지만 , 주어진 혹은 감내한 짐을 자신의 인생에서 지고 가기엔 너무 힘이든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하나 둘 내려놓아도 될 시간이건만 말이다..
한 편의 주제어 그리고 또한 변의 주제어를 읽어 내려가면서 우리도 혹은 스스로도 그러한 상황에서는 그러하리라는 공감대가 있다.. 그것이 우리가 속한 사회의 진정한 참모습이 아닐까도 생각해 보게 되는 주제이다.
누군가에 가슴 시린 추억과 기억이 있다면 너무 깊이 담아 놓지는 말자. 흘러가는 강물과 멀리 또가는 구름처럼 당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빛나는 그날이 오늘부터 일 줄은 그 누가 알겠는가 말이다. 책력 거 99.
파리 ,루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