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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희 Mar 25. 2023

대만 타이베이 야시장 대표 먹거리

대만 여행에서 절대 빠트리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야시장이다. 사림 야시장같이 규모가 매우 큰 야시장도 있는 반면에 늦은 오후 가로등 불빛과 함께 골목 어귀에 들어서는 작지만 다정한 야시장도 있다.


아열대 기후인 대만은 4월이면 벌써 30도를 오르내린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시장 문화가 발달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해 *샤오츠(小吃)로 저녁을 때우거나 야식을 즐기는 대만 사람들로 넘쳐난다. 야시장이 들어서는 거리는 새벽에는 야채 시장이기도, 학생들이 등교하거나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거리이기도 하다. 일상을 보내는 거리에 오후 6시쯤이면 노점이 하나 둘 생기고 야시장이 되는 것이다. 사림과 같은 대규모가 아닌 작은 야시장은 이렇게 서민의 일상과 함께 한다.


야시장마다 저마다의 개성과 시그니처 먹거리가 있다. 어느 야시장을 가나 손님이 가장 많이 앉아 있는 곳은 취두부를 파는 가게다. 한국 사람들이 취두부 가게를 지날 때면 독특한 냄새에 코를 쥐게 된다. 고수, 두리안 다 좋아하는 나 역시 이상하게 취두부에는 적응이 되지 않는다.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의 청국장 냄새가 이럴까? 나에게 청국장이 구수한 음식인 것처럼 취두부도 대만 사람들에게는 그러할 것이다.


사림 야시장(式林夜市)은 타이베이를 찾는 관광객에게 가장 유명한 야시장이다. 대표 메뉴는 ‘하오따따 지파이(豪大大雞排)’이다. ‘하오따따(豪大大)’는 ‘굉장히 크다’라는 뜻이고, ‘지파이(雞排)는 넓적한 모양의, 그러니까 돈가스 모양의 닭튀김이다.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데, 튀김 요리 전문인 중화권에서의 닭튀김 요리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그런데, 사실 나는 사림 야시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 너무 많아 천천히 즐길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대만 야시장의 정취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남대문을 떠올려 보라. 우리 동네 재래 시장과 느낌이 사뭇 다르지 않은가.


사림 야시장

닝샤야시장(宁夏夜市)은 다다오청 부두 근처에 있기 때문에 딴수이(淡水) 강변에서 자전거 타고 놀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들리면 딱 좋은 야시장이다. 규모는 작지만 대만 야시장 정취가 물씬 풍긴다. “닝샤 야시장은 어아지엔(蚵仔煎)이 맛있지!”라고 택시 기사 아저씨가 말했으니 틀림없다. ‘어아’은 굴이란 뜻이고 ‘지엔’은 부침이다. 즉, 대만식 굴전이다.

닝샤 야시장


라오허지에 야시장(饒河街夜市)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야시장이다. 이 시장의 대표 먹거리는 뭐니뭐니해도 미슐랭 더 플레이트에 빛나는 ‘후지아오빙(胡椒饼)’이다. ‘후지아오’는 후추라는 뜻이다. 다진 고기에 후추와 생강, 파 등으로 양념을 하고 밀가루 반죽 안에 넣는다. 이 반죽을 화덕 벽에 턱! 붙여서 굽는다. 겉바속촉, 육즙 줄줄! 그 맛이 일품이다. 라오허지에 입구임을 알리는 빨간 문을 들어서자마자 길게 늘어선 줄이 보이면 일단 끝에 서면 된다. 바로 후지아오빙 줄이니까 말이다.



대만 야시장은 먹으러 가는 거다. 시그니처 먹거리 외에도 맛 좋은 샤오츠가 많다. 값도 저렴하니 “이건 뭘까?” 궁금하면 일단 사보자. 모르면 일단 해보는 거다. 일단 질러! 바람직한 여행 정신이다! 

*샤오츠(小吃): 간단히 먹는..음...우리나라로 치면 김밥, 잔치국수, 붕어빵, 쫄면 등의 분식, 스낵쯤 되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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