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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희 Mar 27. 2023

딘타이펑 창립자 타계, 그리고 딘타이펑 탄생 스토리

딘타이펑(鼎泰豐)은 대만에서 탄생하여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식당이다. 대만에 여행을 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꼭 들리는 식당으로 샤오롱빠오가 대표 메뉴다. 대만 전역 어느 지점을 가나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 딘타이펑의 창립자인 ‘양빙이(楊秉彝)가 지난 3월 25일 9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927년 중국 산시성(山西省)에서 출생한 양빙이는 21세에 국공 내전을 피해 대만으로 건너 왔다. 처음에는 식용유 판매점인 ‘헝타이펑 기름 가게(恆泰豐油行)’에서 배달을 했다. 사장의 투자 실패로 가게가 도산할 위기에 처하자 양빙이 부부가 가게를 인수했다. 신이루(信義路)에 새로이 가게를 열고 ‘딘타이펑 기름 가게(鼎泰豐油行)’으로 개명했으니(1958년) 딘타이펑의 전신이다. 현재 타이베이 딘타이펑의 본점은 신이루점이다.

     

타이베이 딘타이펑 신이점 본점


1972년에 캔으로 포장된 식용유가 유통되면서 사업에 위기를 맞았다. 기름 가게까지 가지 않아도 근처 시장에서 기름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때 운명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샤오롱빠오 기술 보유자인 전쟁 참전 노병을 알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가게 앞에서 작은 노점을 할 수 있게 자리를 빌려주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 노병의 샤오롱빠오가 훌륭했던지 장사가 매우 잘 되는 것이 아닌가. 절호의 기회임을 직감한 양빙이는 노병에게 샤오롱빠오 기술을 전수받아 자신이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160개가 넘는 분점을 가진 딘타이펑은 이렇게 탄생했다.     


딘타이펑은 ‘청결과 품질에 대한 신뢰’라는 영업 전략을 고수했다. 주방과 홀 매장 사이에 투명한 유리를 놓아 주방 안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하였다. 하얀 유니폼을 입고 모자까지 쓴 요리사들이 깨끗한 주방에서 샤오롱빠오를 빚는 모습을 보면 청결에 신뢰가 생긴다. 또한 누가 만들어도 같은 맛이 나도록 관리를 엄격히 했다. 만두피 지름은 6.5센티미터, 만두 속을 넣은 후 무게는 21그램이라는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무엇보다 주름을 18개로 통일하였는데, 이유는 주름이 18개일 때 찜기를 딱! 여는 순간 가장 맛있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에 ‘황금 18주름’이라는 명칭을 붙여 다른 샤오롱빠오와 차별화했다.  

훤히 보이는 주방

   

이렇게 유명세를 치르게 된 딘타이펑은 2001년에 마침내 상해에 진출하게 된다. 상해 진출에는 단순한 분점 이상의 의미가 있다. 상해가 바로 샤오롱빠오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금의환향이다. 중화권을 넘어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 계기는 2010~2012년에 홍콩점이 미슐랭의 별점 한 개를 받으면서부터다. 2023년까지 미국, 아랍 에미리트, 영국, 한국 등에 160개가 넘는 분점을 갖고 있으니 그야말로 전 세계적이다. 한국에도 다섯 개의 매장이 있다.     


나는 샤오롱빠오를 매우×99 사랑한다. 샤오롱빠오를 찬양하는 그림책도 만들었을 정도다. 이렇게 유명한 딘타이펑 샤오롱빠오, 많은 사람들이 정말 그렇게 맛있냐고 묻는다. 대만을 처음 가거나 샤오롱빠오를 처음 먹어보는 이에게는 가보라고 대답한다. 딘타이펑 식당 자체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딘타이펑이 아니어도 된다면 다른 샤오롱빠오 식당도 좋다. 창립 당시 노병이 노점에서 시작했듯이 샤오롱빠오는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음식이다. 노점에서도, 조식 식당에서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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