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시 잠깐 들러가는 그날의 에세이 : 저지르지 못 한 잘못 ]
저지르지 못한 잘못이 많다.
뱉어야 했던 순간에 삼키는 선택을
한번 더 눈을 마주해야 했던 날에 나는, 당신의 안부를 물었다.
그것으로 지금은 괜찮다 생각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겼다.
고요한 침묵과
일관된 나의 안부는
아직 내가 저지르지 못한 잘못들이었음을.
현재- 도착하지 않은 후회를 나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예약하며 살아간다.
제각기 다른 도착일자를 가지고.
마음을 울리는 책의 구절을 보았기에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다는 사소한 연유들로,
아직은 저질러지지 못한 나의 모든 잘못들에대한 도착시간을 늦추며.
용서 한 번 구해볼 수 조차 없던, 그래서
당신 기억 속에선 나 어쩌면 끝끝내 악당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다는 죄책감과 함께.
발신할 수 없는 깨달음과
반송되지 못하는 후회만 가득 남는,
내가 아직 저지르지 못한 잘못들이었다.
깊이 동봉된 깨달음과 그럼에도 도착한 후회의 그날이 내겐 지독히도 늦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