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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리여리 May 12. 2021

트렌드 코리아 2021

조금 늦었지만

매해 연말이 되면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이 있습니다. 제가 읽었다는 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읽는 모습을 많이 봤다는 뜻입니다.  평소 지하철을 많이 타고 다니는 제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그래서 제 마음속 한 켠에 이 책을꽂아두고 언젠가 꼭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책을 둘러보니 두 부분으로 크게 나뉘어 있었습니다. 첫 부분은 작년에 출간된 책에서 제시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해를 회고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하며 다가올 한 해를 맞이하고 예측합니다. 책을 통해 트렌드 중심으로 한 해를 돌아보니 지난 해에 있었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앞으로 살아갈 1년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제가 깊이 공감한 부분을 중심으로 나누어볼까 합니다.


단연 지난 2020년의 키워드는 코로나 바이러스였습니다. 전례 없는 전세계적 대유행병으로 인하여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작년 한 해의 모든 트렌드를 코로나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인간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자그마한 바이러스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고 경제, 사회, 문화 등 많은 측면에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인간은 모두 바이러스 앞에 평등해 보입니다. 그러나 책에서는 사례를 들며 실상 그렇지 않음을 지적합니다.


시카고의 흑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30%입니다. 그러나 2020년 4월 이 도시의 코로나 사망자 통계를 보니 무려 72%가 흑인이었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취약 계층인 흑인은 바이러스가 더 창궐하기 쉬운 환경인 밀집된 주거형태에서 생활하며, 많은 사람들과 접촉할 수밖에 없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비싼 보험료를 지불할 여력이 없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질병 앞에 평등하지만, 질병에 노출될 확률은 평등하지 않습니다. 환경, 인과관계, 사회구조 등은 질병에 취약한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을 구분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책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양극화를 지적합니다. 양극화는 비단 경제적 용어로만 사용되지 않습니다. 사회적 용어인 동시에 의학적 용어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지만 그 트렌드에 적응하거나 대응하는 방식은 계층, 인종, 사회적 여건, 환경 등에 따라 다릅니다. 진정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이라면 혼자만 트렌드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트렌드를 희망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꿈꾸어 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가 피해를 본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이 제한된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달리 보면 우리는 지금 코로나와 공존하며 살고 있기도 합니다.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는 다양한 분야에서 트렌드를 구축하고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리고 그 전망은 나쁘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코로나 탓만을 할 수는 없습니다. 희망찬 미래를 그리고 발전시키려면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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