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진 딱정벌레의 배를 발견했다
흰 물티슈를 집어든 나에게
검은 머리 사람이 물었다
살려주려고
갑자기 모든 힘을 잃었다 오른손이
어떤 나의 거룩함이
누군가의 죽음을 막게 된다는 것이
버틸 수 없었다
벌레는 계속 살기 위해 돌고 있었다
장마가 오면 저 회전을 멈추겠지
쏟아지는 비에 떠내려 갈지 몰라
내버려 두자
또 검은 사랑이 오겠지
그때까지 난 백기를 들지 못할 수도
아니 그래야만 할 것 같다
나를 살리려 들지 않았으면 하는 밤이 온다
그때 그 온통 시멘트 바닥이
나의 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딱딱해서 묻히지도 않을 텐데
푸른 여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