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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환 Jun 07. 2021

넌 왜 글을 써

김훨 - 뭍으로

 글을 끄적이기 시작한 지는 꽤 몇 해가 지났다. 처음엔 그저 학교 월간지에 나의 글이 실리는 것이 좋았다. 친구들은 그런 나를 보며 의외라 말했고, 그것이 나는 매력인 냥 생각했다.


 절대 수려한 글들은 아니지만,  속임수에 능했던  같다.  시절 그들은 내가 민들레를 죽음으로 옮겨 적어도  어떤 신념과 철학에서 나오는  착각했다. 사실은 그저, 우울, 어지러운 시선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모든 것을 들킬까  , 두려움에 하루도 밤을 깊게 맞이한 적이 없었다. 사실 글은 그렇다. 누구든 소설가거짓말쟁이로 보지만, 그렇다면   누구의 삶도 진실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겨우 한철 보내는 매미의 삶이 여타 사람보다  숭고하고 맑다고 생각한다.  역시 사람인 것에서 싫증을 느끼며 곤충과 벌레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행복한 사람은 어떤 걸음을 할까. 어떤 박자, 속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걸으며 묘한 바람에 자신을 던져 사랑하는지, 꽃이 세상을 덮으면 그 위에 흘러내리는 것이 진정 행복한지. 아니 정작 그들은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지 않았다. 골 싸매지 않고 행동한다. 난 그들의 행동력이 부러웠다. 그때 깨달았다. 아 죽어야 하는구나. 사람은 누구나 의무적으로 죽는다. 그들이 삶을 말하지만, 모두는 심장이 멈추고, 공연히 자신을 발가 벗기며, 하염없이 죽어가야 한다. 난 그릇된 욕심으로. 죽음을 나의 권리로 만들고 싶었다. 그때부터 나의 삶은 급격히 불행해지기 시작했다. 그들보다 빠른 템포와 리듬으로 심장은 부서질 듯 뛰어갔다. 밤의 노래처럼. 새벽녘 햇빛이 깃든 공기가 찌릿한 향기를 뿜으며 주변을 휘감는 것처럼.


 심장을 내 손으로 뺄 수 없지 않은가. 마무리는 날카롭다고 하지만 결국 둥근 게 뻗어가는 것은 삶이 아닌가. 초라한 광대의 웃음이 우리에게 아침을 보내게 하는 듯, 나는 마음껏 웃지도 못하며 나의 삶에 침을 뱉고 조각내며 여래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하늘 높이 바람은 떠 있다는 걸 왜 몰라. 내가 저기에 휘말릴 수도 있음을. 저 바람이 민들레 씨를 몰고 와 퍽 불행한 씨앗을 뿌릴 수 있음을 왜 몰라. 가라. 행동은 씨앗이 되어 나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었고, 그것은 글이라는 꽃으로 피어났다.


 나는 나의 끄적임이 세상에서 제일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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