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란 빠지지 않는 것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몸을 더듬더듬 만져본다.
물컹거리는 옆구리살과 거유증처럼 처진 가슴,
짧은 목 위로 둔탁한 턱과 떡처럼 뚝 떼어질 것 같은 턱살.
그리고 거울에 다 비추지 못하고 반토막 잘려버린 얼굴.
고개를 숙이면 거울에 얼굴이 채 다 비춰 보일 테지만,
굳이 고개를 숙이거나 거울을 들어 올려 나는 내 얼굴과 마주하지 않는다.
이 고깃덩어리가 나다.
구태여 "확인사살"을 하고 싶지 않기에~
내가 내 몸을 만질수록 점점 내 몸은 불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