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의 '나'와 27살의 '나'

후회되는 경험은 없었다.

by 이동훈

20살의 나를 돌아보고 27살이 되는 나를 계획한다.


새해가 밝았다. 10대가 지나고 20대 후반부를 맞이하게 됐다.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 후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그렇게 20대 후반이 됐다. 2018년이 끝나가고, 2019년을 맞이하면서 과거의 나는 어땠는지 생각한다. 가장 완벽한 시기이니까.

새해에는 원래 한 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계획하는 날이다. 지금까지는 그랬으니까. 하지만 어느덧 대학에 입학한지는 7년이 지났으며, 전역한지 2년이 넘었다. 그런데 왜 지금의 시기에 20살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간단하다. 그저 해넘이 기념 대청소를 하고 있었고 방 구석에 오래된 다이어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과거의 나의 생각들을 들춰다 볼 기회가 생겼다.


과거의 나는 호탕하며, 진취적이고, 긍정적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렇게 보였다. 항상 무슨 일이든 도전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했으며, ‘할 수 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것 같다. 그렇게 20살을 보냈다.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차있는 일정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을 것 같다. 학교의 지원을 받고 창업한 회사에 들어가 일도 했으며, 동아리 성격의 스터디 활동을 하며 친구들 혹은 선배들도 많이 사귀었다.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적인 부분 모두 챙긴 한 해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기억하는 20살은 그렇게 좋기만 한 기억은 아니었다. 항상 과제에 치였으며, 안그래도 아침잠이 많고 게으른 성격이라 아침 수업에 지각이 잦았다. 친구들은 항상 무엇을 하기에 그렇게 지내느냐 물었지만 딱히 대답할 수 있을 괄목한 성과는 없었다. 무엇이든지 하고 싶었지만, 너무 많은 일을 하느라 본인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 관리에 실패한 한 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다이어리 마지막엔 이런 글이 적혀있었다.

“지쳤다. 쉬고싶다. 너무 많은 일을 했지만 성과가 없으니 느껴지는 것이 없다. 내년은 제대로 쉬고싶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2013년은 정말 쉬었다. 한 해를 그냥 날려먹었다. 나 스스로 지쳤다고 항상 생각했으며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았다. 학교에 나가기 싫었고, 그저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그렇다고 휴학을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짧은 인생이지만 아직도 최대의 암흑기로 꼽는(무려 중2 시기를 누르고) 2013년을 보냈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기본적으로 성적표를 인터넷으로만 확인이 가능하며 자택으로 성적표를 보내지 않는다. 그래서 성적이 잘 못 나와도, 부모님을 속이는 것이지만, 별 걱정이 없었다. 나는 서울에 있고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기 때문에 그저 나는 전화를 꾸준히 하며 잘하고 있다고 말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땐 몰랐다. 학고를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집으로 성적통지서가 온다는 것을... 그렇게 부모님께 들켰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께 뺨을 맞았다. 그 순간 위로해 주는 것은 대학에 입학할 때 누나가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데려온 고양이 뿐이었다. 가족 모두들 나에게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 믿고있던 내가 그들을 속였으니까.

그렇게 군대에 입학했고 복학 후에는 장학금도 받으며 학교를 다녔다. 많은 발전이 있었다. 학기 중에는 학교 생활하느라 지치고 무언가를 꾸준히 기록하는 성격은 또 아니었다. 그래서 작년의 내가 당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활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그저 내 기억속 한편에 있는 2017년을 기억하며 꺼내는 방법 뿐이다. 군인 시절에 적은 일기장은 아직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그것대로 재밌는데 나중에 한번 더 그때 느꼈던 감정을 제대로 돌아보고 싶어 다시 넣어뒀다.

작년은 3학년을 보냈고, 올해는 4학년 학교에서 마지막 일년을 보낸다. 내가 굳이 이런 일기장을 보며 생각을 정리하게 된 것은 재미도 있었지만, 그때 후회하지는 않았을까가 궁금했다. 그 이유는 간단한다. 적어도 지금 생각하면 20살의 나를 나는 어리지만 오히려 어렸기 때문에 대단한 한 해를 보낸 시기였기 때문이다. 추억 보정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있게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창업을 한 회사에서 일해본 경험,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어울려본 경험, 그리고 지금 내가 목표로 하는 방향을 정해준 일년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이 지금이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을 때는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언젠간 당신에게 좋은 경험이 되고 추억이 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경험을 양분삼아 당신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나역시 아직 성장할 수 있는 시기에 있기 때문에 당신이 한 경험들이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적어도 나는 게임을 그렇게 열심히 하던 중학생 시기도 지금은 오히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니까.


“열심히 살았다면, 단 한순간도 후회되는 경험은 없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커피를 마시면 왜 일이 잘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