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유월 Mar 22. 2018

내 집 마련이 꿈이에요

어느새 나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아침부터 따뜻한 햇살이 거실 창으로 들어오며 맘껏 햇살을 누리기 좋은 날이다. 

쓰레기를 버리고, 간단한 집안 정리를 하고 국수를 삶아 점심을 먹고 난 후 컴퓨터를 켰다. 

간단한 회사 업무를 끝내고 부동산 관련 카페와 사이트를 둘러보는 일은 이제 나의 일상이 되었다. 

매일 강아지 산책을 시켜야하듯 하루라도 빼먹지 말아야 할 중요한 일 같은 것이 되었다. 


두 달 정도 지나면 현재 살고 있는 임대주택 재계약 시기가 온다.

우리 집은 3가지 평수중 가장 작은 평수인데 추가 보증금 납입을 얼마 할 수 없어 

임대료가 나머지 큰 평수보다 더욱 비싸게 책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며 이사를 알아보게 되었다.

'큰 집들보다 임대료를 더 내고 살아야 한다니...그 돈이면 대출 이자를 내겠어' 라는 생각이었다.

작은 평수들의 시세가 큰 평수보다 비싸다느니 하는 콜센터 직원의 설명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리하여 남편과 나는 2주간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았다. 

결론은 현 집에서 살면서 돈을 조금 더 모으고 청약을 열심히 넣어보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내 집 마련'

이 네 글자가 이렇게 이루기 힘들 줄이야

요즘 들어 알게 되었다.

아파트느님 너무나 비싸구나

내 집 하나 사기가 이렇게 어렵구나

내가 모아둔 돈은 새발의 피였구나

하나하나 깨달아가며

또 절약 절약하자

겸손함을 갖게 되는 나날이었다.



부동산에 '부'자도 잘 모르는 내게 이 세계는 신세계다.

3 bay가 뭔지 4 bay가 뭔지.. 중도금 대출이 무엇인지.. p는 무엇인가요...? 먹는 건가..?

하나하나 카페글을 보며 공부하고 있지만 아직도 낯선 이 세계.. 

살며 처음으로 청약 가점을 매겨보고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중고등학생 시절 모의고사 점수를 매겨보고 좌절하던 날 이후 처음 점수를 보고 좌절하던 날이었다. 

아직도 점수로 좌절할 수 있다니 새삼 놀랍다.



어렸을 적 '내 집 마련'이 꿈이라는 3040세대의 기사를 접했던 적이 있다.

참 머나먼 그들의 이야기였는데 어느새 내게 현실이 되었다. 

나에게도 그것은 꼭 이루어야 할 목표가 되어버린 것이다. 

내 집 마련이 꿈이라고 말하던 어른들을 우습게 보고 비웃었던 나를 반성한다. 

나도 요즘 친구들이게 내 집 마련이 꿈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내가 20대 청춘도 아니고

결혼도 어느덧 3년 차..

허공에 떠다니는 꿈보다

차근차근 계획해서 꼭 이룰 수 있는 꿈을 꿀 나이인가 보다.



'집'과 '꿈'이란 단어는 연결될 수 있다.

나에겐 그렇다.

매거진의 이전글 신호등에서 비를 맞던 아주머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