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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한평 Apr 01. 2024

91년생, 다시 대학교에 가다.

회의감

3월 둘째 주부터는 회사를 퇴사하고 학교수업을 정상적으로 듣는 주이다,

기대반 걱정반의 마음을 가지고 차를 운전하며 등교를 하였다.

그런데 가는 길이 하필 출근시간대라 1시간 30분~40분이라는 시간이 걸려 학교에 도착했다. 계획적인 성격으로써 첫 번째 실수다..!

네비로 검색했을 때는 1시간 10분 정도였는데 가다 보니 수원부 터해서 용인까지가 엄청 길이 막힌다. 일주일을 가본 결과, 피로감이 엄청났다.

속으로는 '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다닐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차를 운전해서 다니는 건 무리다. 기름값도 생각보다는 많이 나간다. 그래서 모든 것을 동원하여 대중교통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아보던 와중에 친구들을 사귀었다. 사실 친구보다는 동생들이다. 처음에는 존댓말을 서로 하였다. 서로 어색하던 와중에 통학 얘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거다. 나는 간간히 일거리가 있을 때는 일을 하면서 다닐 거 같아 통학한다고 하니 다들 놀라 한다. 놀라는 게 나도 놀랍진 않다.

어색하게 서로 존댓말로 알아가던 와중에 서울에 사는 동생들과 정보를 공유한 결과,

시외버스를 타는 방법으로 바뀌 보는 것이었다. 단점이 한 번 버스 놓치면 배차간격이 1시간 30분이라 한수업은  못 간다 각오를 해야 했다. 그래도 어쩌겠느냐.

통학은 이렇게 해보기로 결정하고 학교생활을 하던 중에 전공과목 교수님들에게는 미리 피치 못할 사정으로 첫 주를 못 간다고 메일을 보냈지만 교양과목 교수님들에게는 정보가 없어서 연락을 드리지 못하였다. 통상적으로 첫 주는 오리엔테이션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교양은 아닌가 보다. 여기서 나의 두 번째 실수가 나왔다. 약간 도박을 해 본거지 한 실패를 하니 처음부터 꼬인 느낌이다. 이건 교학처나 지도교수님께 해결해 보기로 하고 일단 수업을 듣기로 했다. 자기소개도 하고 애들이랑 얘기도 해보니 내가 제일 나이가 많다. 이럴 수도 있을 거라고 각오는 했지 한 막상 경험해 보니 그 회의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려왔다. '20대 애들과 경쟁하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부터 아무리 취업을 목표로 교육받는 대학교지만 우리나라는 유교문화 정서에 적응된 사회라 나이를 신겨 쓰지 않지는 않을 것이다. 또 친구들은 다 사회에서 돈을 벌고 있는데 정작 나는 수입이 멈추니 여기서 오는 현타가 장난 아니었다. 첫 주부터 난관에 봉착하였다. '휴학하고 다시 직장을 알아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재취업은 할 수 있지만 높은 급여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었다. 그리고 40대 50대까지 기존에 하던 분야를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지 않았나! 나의 현실은 암담였다. 이렇게 한 주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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