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한평 Mar 25. 2024

91년생, 다시 대학교에 가다.

입학식

3월 4일은 입학식이다.

그런데 퇴사예정일을 먼저 확정하고 학교 원서를 넣은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첫 주부터 부득이하게 못 나가게 되었다.

나는 20대에 그래도 대학교를 한 번 졸업해 봤다고 '특별한 게 없겠지'라고 생각을 했지만 은근히 또 마음이 쫄렸다. '괜찮다, 괜찮다.'라고 나 자신에게 가스라이팅을 계속해본 결과, 잠깐은 괜찮다가도 또 어느 순간 '진짜, 괜찮을까?' 하며 굉장히 불안했다.

그래서 결국엔 3월 4일 월요일에는 연차를 내고 갔다 오기로 결정했다.

처음 가는 길이니 내 자가용을 타고 가기로 결정하고 내비게이션을 검색해 보니 오전 9시까지 도착 예상 시간이 1시간 32분이 검색이 되었다.

출근 시간대를 피하면 1시간 10분 정도 예상시간이 검색이 되었다.

'이 정도면 그렇게 힘들진 않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을 했다.

이게 또 30대이지만 신입생이고 생각지도 못했던 반도체 분야를 공부하다 보니 마음이 들떴다.

그런데 결국엔 입학식 전 날에 갑자기 예기치 못 한 일이 생겨서 9시까지는 못 가게 된 상황이었다.

'어차피 오전에는 강당에서 입학식 한다고 하니까 연설을 하고 끝나지 않을까?'라고 긍정적? 인 생각을 하며 얼른 처리하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사실은 오후에 신입생들 수강신청 어떻게 하는지 알려 준다기에 이 목적 때문에 가는 것이었다.




가는 길은 생각보다 고된 시간이었다..

이게 보니까 출발할 때는 예상시간이 확인이 되지만 가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겹쳐지면서 차가 가면 갈수록 막히는 것이었다.

'왜 이 부분을 생각하지 못했지..?'

생각이 짧았다.. 아니 사실 나는 생각이 굉장히 많은 성격이라 많은 계획을 짰었다. 그런데 통학하는 길부터 난관이 부딪혔다.

어찌해서 도착하여 학과 강의실에 들어갔다.

역시 처음엔 다들 얘기도 안 하고 서먹서먹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런 분위기 오랜만에 느낀다.

친구들 얼굴을 보니 아마 여기서 내가 나이가 제일 많을 거라고 생각이 확 든다.

'여기서 내가 애들이랑 친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잠겨 있는 와중에 교수님 들어오셔서 첫인사와 함께 반도체설계과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을 해주셨다.

"전망은 어떻고... 비전은 어떻고... 결론은 잘 왔다!"였다.

이후에 교수님들 전체적으로 소개해 주시고 끝이 났다.

'어? 이렇게 끝나면 안 되는데?'

맞다! 수강신청을 어떻게 하는지 안 알려 주시지 않았나!

제일 중요한 부분이고 이것 때문에 먼 길을 오지 않았는가.

옆에 앉은 학생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잘 모른다"라고

한다. 나는 교수님께 "수강신청 하는 방법 안 알려주셨습니다."라고 여쭤봤다.

교수님께서는 "나도 그건 잘 모른다. 학생통합사이트에 들어가서 신청하면 된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신청하면 되나? 안되면 입학처나 조교님께 연락해서 해결하기로 마음먹고 다시 집으로 향하였다.

집으로 오는 길은 대체적으로 한산했다.

역시 출퇴근 시간대 겹치면 서울은 너무 복잡하다. 우리나라 인구가 약 4500만 명 정도 되는데 차는 왜 이렇게 많은지 실감 나는 학교 통학길이었다.

2년 동안의 학교 통학길부터가 고통인데 친구들도 사귀고 공부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병행해야 하는 소위 말해서 '갓 생'(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간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것인가 싶다!

이전 01화 91년생, 다시 대학교에 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