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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시스템이야

<아주 작은 습관의 힘>

by 도냥이

씽큐 ON 2번째 도서인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란 이름을 보자마자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이 떠올랐다. 한 번 봤지만 내용을 소화하기 힘들어 두 번을 봤음에도 꽤나 힘겹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이 책이 선뜻 손이 가진 않았다. 게다가 표지도 눈에 확 띄는 샛노란색이라 주로 책을 들고 나로서는 이 책이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책을 다시 읽고 있는 지금 내가 처음에 가졌던 편견은 내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은 내가 그간 읽어왔던 습관 관련 책 중에 단연 최고다. 안 보면 손해다. 꿀 같은 책이다. 그래서 표지가 노랬나.


이 책은 책 제목에도 대놓고 쓰여있듯 습관에 관한 책이다. 그렇다면 습관이란 과연 뭘까? 저자는 습관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이 그림이 나타내는 것은 4가지로 각각 신호, 열망, 반응, 보상의 순서를 따른다. 이 세상 모든 습관은 이 메커니즘을 따르고 있다. 조금 풀어 얘기하면 이런 과정일 것이다. 어떤 신호를 포착한다. 마음속 열망이 생긴다. 반응을 한다. 이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그러면 이 고리는 강화되어 머지않아 우리가 ‘습관’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변한다. 이 메커니즘의 구체적인 예시는 책에도 다음과 같이 잘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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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러한 메커니즘은 <습관의 힘>에서도 나오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 책의 액기스는 구체적인 방법론에 있다. 책 초반에도 이 책을 작가는 학술 조사 연구서가 아닌 실행 매뉴얼이라 표현한다. 저자는 각 단계별로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나 역시도 이러한 원리에 대해선 잘 알고 있지는 못했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써먹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네 가지 챕터 중 내가 가장 꽂힌 건 첫 번째 법칙이었다.

첫 번째 법칙은 “분명해야 달라진다”이다. 분명 “뭐가 분명한데?”라고 물을 것이다. 바로 신호다. 특히 시각 신호는 더 중요하다.


인간의 온갖 감각 능력들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시각이다. 인간의 신체는 약 1,100만 개의 감각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이 중 어림잡아 1,000만 개 정도가 시각적인 자극을 포착한다.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수많은 신호 속 세계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호들은 대부분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자동으로 처리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부작용도 있다. 신호를 의식적으로 캐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법은 우리를 신호에 수월하게 접근하고 컨트롤하게 해 준다. 그리고 결국 변화를 일으킨다.


1.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라.

2. 기존 습관에 더하라(습관 쌓기)

3. 신호를 만들거나 제거하라.


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위 법칙을 삶에 적용하고 있다.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라.

한 시간마다 무슨 일을 했는 지를 적기.(데일리 리포트)

잠들기 30분 전 데일리 리포트로 오늘 행동을 되돌아보기. 그리고 개선할 점 찾기.


기존의 습관에 더하라 (기존의 습관을 신호로 이용하라.)

아침에 눈을 뜨면 물을 마신다.

도서관에서 집에 도착하면 폼롤러를 꺼낸다.

독서실에 도착하면 서평을 쓴다.

독서실에서 집에 오면 옷을 옷장에 두기.

옷을 옷장에 둔 후 화장실로 가 양치질과 손발 씻기.

양치질과 손발 씻고 방으로 가서 잠옷 입기.

+서평 쓴 후 다른 사람 서평 두 개 읽고 댓글 달기.(이 책을 보고 추가)


신호를 만들거나 제거하라

데일리 리포트는 항상 책상 맨 위에 두어 눈에 띄게 만들기.

공부하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쓸 때는 독서실이나 도서관에 가기.

독서실과 도서관에 갈 땐 핸드폰 들고 가지 않기.


물론 처음부터 이런 모든 과정을 실행하진 못했다. 처음 시작은 데일리 리포트였다. 데일리 리포트를 쓰면서 내 시간과 행동에 대한 메타인지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그리고 시간과 행동을 정해서 고정 습관을 만들었다. 그리고 고정된 습관에 좋은 습관을 하나하나씩 붙여 나갔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정량적으로 일주일에 예전보다 20시간 공부를 더하고 14시간 책을 더 읽고 7시간 글을 더 쓰고 7시간 운동을 더했다. 그 결과 6개월간 매일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했고 80권의 책을 봤으며 57개의 서평을 남길 수 있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점은 이렇게 많은 것을 추가했음에도 과거의 무질서했던 삶 보다 힘이 덜 든다는 점이다. 심지어 결과도 훨씬 잘 나온다. 이런 아주 작은 습관들이 누적되자 생긴 내 변화는 놀라웠다.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게 아닌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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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씩 성장한다면 365일이면 무려 37배라고 한다. 요즘 나는 꾸준히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에서 발견한 나의 정체성이다. 나는 매일 성장하는 사람이다.


참고 사진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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