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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냥이 Oct 28. 2024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책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읽고

책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보고  참 어려운 환경 속에서 커온 친구들이 많구나 싶었다. 가뜩이나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내 또래들이라 그런지 이런 점이 더 많이 와닿았다. 같은 시대를 살았어도 누군가는 이런 어려움을 느끼며 살았었겠구나 싶어서 그랬다.     


저자인 강지나 작가는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청소년 정책을 연구하는 분이다. 가난한 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신경이 쓰여 교사 생활과 사회복지학 공부를 병행했다고 한다.     


책 앞 저자 소개에 따르면 숫자와 통계, 점수와 등급으로 평가하는 세상에서도 아이들은 자기만의 목소리가 있고 나름의 삶의 지혜를 터득해 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각기 다른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여덟 명의 청소년들을 인터뷰한다. 그리고 이런 각 인물과 인터뷰 뒤에는 이런 가난의 구조적 어려움에 대해 분석한다. 그리고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가 끝낸 말미에는 이런 이야기들을 총합하여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편집이 인상적이었다. 만약 처음부터 가난의 원인이 되는 사회구조의 이론적인 부분을 먼저 이야기했다면 이 책이 이처럼 독자에게 이런 인물들에게 몰입하는 경험을 주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처음에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각자 개인에게 몰입하게 만든 다음에 이것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점 및 본인의 생각을 제시하니 훨씬 더 내용이 몰입감 있게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각자 인물들을 통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중구난방일 수 있었던 내용을 마지막에 전체적으로 정리해 주는 점도 좋았다.      


가난으로 인한 생생한 현장 목소리 또한 인상 깊었다. 한 인물 인터뷰 중에 대학교 수업 때 신발이 찢어졌는데 돈이 없어서 사지도 못하고 엄마한테 사달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막막해 울었다는 내용을 보고 나 역시 먹먹해졌다.      


특히나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는 정상가족 프레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좋았다. 이런 정상 가족 프레임이 그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다양한 가족형태를 가진 사람들에게 압박을 준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이 책에서 내가 가져가고 싶은 문장과 이유는 다음과 같다.     

94p 한국사회는 100년 가까운 근현대사 동안 독립과 내전, 산업 부흥을 겪어왔다. 국가라는 공적 시스템이 약했기 때문에 그 격동기를 '가족-우리'라는 사적 공동체와 '우수한 인력 양성'으로 버텨온 내성이 있다. 덕분에 한국사회는 현재와 같은 경제대국으로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지만, 그 반대급부로 약자에 대한 공격, 과도한 경쟁체계, 승자독식에 관대한 사회가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우리 사회에서 '가난'은 사회적·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약한 개인의 문제이며, 개인이 게으르고 똑똑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다. 한국의 사회복지 제도가 발달하지 못하고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라는 시스템보다 가족이나 개인 단위로 메꿔온 우리나라. 이런 개인 슈퍼플레이들이 당연시되면서 뭔가가 안 되면 개인 탓을 먼저 하게 되는 풍조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97p 나는 우리 사회가 외적인 지식(예를 들어, 학력)과 외형적 모습(예를 들어, 재산, 직장)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평가하면서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 자기 욕망과 사회적 위치를 사고하고 판단하는 내면적 성숙도, 즉 성찰하는 힘에 대해서는 참 소홀하다고 생각한다.     

통감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무작적 뭔가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156p 부모의 부양 책임이 기본적으로 자녀에게 있다는 것은 농경 중심 사회나 대가족 제도에서나 통용되는 일이다. 직종이 분화되고 다양화되는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노동자들의 이동성과 노동시장 변수가 많다. 지금은 평생직장이라는 말도 사라지고 있고, 2020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비율은 40%나 된다. 현재 청년층은 이런 노동시장의 조건 속에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오가며 이동성이 많고 불안정성이 높은 직종에서 근무하고 있다. 가난한 가정의 자녀 세대는 여기에 가난한 부모를 부양해야 할 이중고를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한국사회에 노인 빈곤율은 심각하다. 이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도하는 인구구조 때문에 노년층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 인구구조의 변화를 대비하지 못한 우리 사회가 노인복지 제도를 충분히 발달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다. 즉, 노인빈곤은 인구구조의 변화, 부의 축적구조의 불평등, 사회복지 제도의 미성숙에 그 원인이 있다. 이렇게 복합적인 문제를 두고, 노동시장 불안정성과 높아진 자산가치 때문에 내 집 마련도 어려운 자녀 세대에게 부양 의무를 다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무심코 부모님 노후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었다. 이것이 내 문제만은 아니라는 게 위안을 준다.      


가난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생하게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참고문헌 : Ai Copi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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