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암울할 거라 생각하는 그대에게
인생을 살면서 여러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취업준비할 때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 이 년간 취준생활을 했다. 그때 내가 힘들었던 건 여덟 시간 넘게 의자에 앉아있던 것도 아니고 이해가지 않는 내용을 억지로 암기해야 할 때도 아니었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공부하다 잠깐 쉴 때면 온갖 잡생각이 찾아들었다.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이 온다는데 이런 죽은 지식을 공부한다고 의미가 있을까”부터 “이렇게 했는데 취업이 안 되면 난 뭐 해 먹고살지”등등 말이다. 거기에 하루 여덟아홉 시간은 족히 앉아있다 보니 허리나 무릎, 목 등이 아파왔다. 이럴 때면 이러다가 병신 되는 거 아닌가란 생각도 했다.
즉, 이런 고통이 미래에도 지속될 거라 생각해 괴로웠다.
최근에 읽었던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작가는 부자가 되기 위해선 미래를 함부로 예측하지 말라고 말한다. 우리는 지금 상황이 미래에도 이어질 거라고 과신하는 경향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거다. 저자도 이런 고통에 자살시도까지 했지만 지금은 천억 원대 자산을 가진 부자가 되었다.
우리가 이런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 뇌 탓도 있다. 책 <팩트풀리스>에서는 이를 직선 본능이라고 말하는데, 상승하거나 떨어지는 그래프를 보고 우리 뇌는 앞으로도 이렇게 될 거라고 미리 그림을 그려버린다. 이는 적이 던지는 돌의 궤적을 예측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우리 선조의 유산이다.
이렇듯 우리는 본능적으로 미래에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실은 결코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나 역시 이런 직선 본능에 빠져 괴로워했다. 그럼에도 매일 독서실은 나갔고 정해진 공부량을 채웠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거 대신 마땅히 할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모든 걸 다 버리고 알바를 할 용기도 없었다. 무엇보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 부모님과 지금은 결혼했지만 그 당시 여자친구였던 HJ의 믿음을 배신할 순 없었다.
지금은 다행히 취업도 하고 나를 믿어준 여자친구와 결혼도 했다. 만약 내가 그 당시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서 아무것도 안 했다면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보다는 훨씬 나쁜 방향으로.
우리는 살면서 자의든 타의든 절망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럴 때 지금 힘듦이 미래에도 이어진다고 섣불리 예측하지 마라. 우리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이 상황 속에 매몰되지 말고 냉정하게 현실을 봐라. 본인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서 진심을 다해 꾸준히 해나가라. 몇 년 후에도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거다. 아니더라도 절망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것보다는 백배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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