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독서의 역사>_알베르토 망구엘
일시: 2023. 7. 29. 토요일 08:00~09:30
장소: 네이버 웨일온
참석: 3명(K, J, S)
발제자 : S회원님
선정책: <독서의 역사>
1. 이 책의 전반적인 감상과 평점은?
작가가 사례나 근거들을 제시할 때 모르는 단어나 내용이 많아서 책을 온전히 즐기진 못했다. 아마 책이 나온 지 이 십 년이 넘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독서를 삼사 년간 해오면서 공감이 갔던 부분들과 책의 페이지나 여백 같은 당연한 게 생각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었다. 내 배경지식이 부족한 것에 비해서 가독성도 제법 좋았다. 번역이 좋았나? 여하튼 이런 점을 고려해서 평점 5점 만점에 3.5점을 줬다.
2. 19P. 캐나다의 수필가 스탠 퍼스키는 “독서가들에게는 이 세상에 1백만 권의 자서전이 있음에 틀림없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서 저자는 책 한 권 한 권에서 우리네 삶의 흔적들을 발견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 말에 해당되는 경험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밖이 어두컴컴한 밤에 서재에 있는 책들을 살피다 보면, 짧게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그 책을 샀던 장소나 읽었을 때의 온도, 습도 혹은 감정등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가는 이유와 비슷하다. 아이는 여행을 간 것을 기억하지 못할진 모르지만 왠지 그 장소에 가면 기분이 좋다. 어렸을 때 그곳에 갔다 느꼈던 긍정적 감정 덕분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 책마다 그에 해당하는 감정들이 부여되는 것 같다. 이것을 자서전이 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온라인 교보문고에서 사기보다는 독립서점에서 살 때가 많다. 독서하는 장소도 새로운 카페에 가서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전자는 가격도 저렴하고 빠르고 편리하지만 무색무취하다.
사고 나면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 그런데 신기하게 독립서점이나 새로운 카페에 가서 읽으면 그 기억이 선명하다. 그 당시는 잘 모르지만 책을 보면 바로 떠오른다. 이런 점 때문에 스탠 퍼스키란 분이 저렇게 말한 게 아닐까 싶다.
3. 29P. 책 한 권을 소유하는 행위에는 앞서 그 책을 읽었던 사람들의 독서의 역사이다. 새롭게 책을 읽으려는 사람이 앞서 읽은 사람들에게 그 책은 어떤 존재였을까 상상을 하면서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여러분에게 책 한 권을 소유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달에 책을 5~6권 사고 언제나 살 수 있는 환경이라 책을 소유한다는 것에 대한 큰 감흥은 없었다. 그런데 이 발제한 질문을 보고 새삼 내가 사는 책들이 수많은 책들에 영향을 받아 나온 결과물임을 깨닫게 됐다. 지식들이 책이란 형태로 쌓여 오늘날에 나까지 전해지는 모습이 연상되어 가슴이 벅차오른다. 오늘 이후론 조금은 더 귀하게 책을 대할 것 같다.
4. 36P. 저자는 독서는 등비급수적이고 누적적이라고 말합니다. 과거의 경험과 생각 위에 새로운 내용이 덧입혀진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재독을 하면서 같은 내용도 새롭게 깨달은 경험을 나눠주세요.
재독은 즐거울 수밖에 없는 경험이다. 좋았던 책을 다시 보지 나빴던 책을 다시 보진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 처음엔 생소한 내용이나 문체에 적응해야 해서 미처 느낄 수 없던 즐거움을 재독 할 땐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난 독서의 정수는 재독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읽을 때 머릿속으로 책에 있는 단단한 껍질을 벗기는 것을 연상한다. 파인애플을 먹을 때 가시가 잔뜩 있는 껍질을 벗기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읽을 때는 과실을 즐기듯 책의 핵심을 즐긴다.
검증된 즐거움이다. 맛이 보장된 익히 아는 맛집을 가는 것과 같다. 최근에 <엑셀런스>를 다시 읽었을 때 이런 즐거움을 느꼈다. 그리고 줄 친 부분이 아닌 다른 부분에도 눈이 많이 갔다. 내가 이 당시에는 이런 것에 관심 있었고 이제는 변화했다는 부분이 흥미롭다.
5. 57P. 뇌의 언어능력을 개발하려면 읽는 것을 먼저 개발해야 한다고 합니다. 미디어가 발달한 요즘 시대에 보고 듣는 것이 아닌 읽는 것을 더 강조할 필요성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나눠주세요.
요즘 읽었던 <비주얼 씽킹>이란 책에서 학습하는 유형이 세 가지란 내용을 봤다. 기존 교육방식대로 언어로 학습하는 사람이 있다. 그 밖에도 이미지나 공간적으로 학습하는 유형이 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어떤 것을 배울 때 먼저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그린다. 이런 유형의 사람에겐 글자만 주야장천 보여준다고 학습이 되지 않는다. 적절한 이미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난 글도 학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렸을 때 다양한 이미지나 공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학습 방식은 다르다. 물론 그렇다고 유튜브만으로 교육하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니다. 아무래도 글이란 건 영상보다 압축성이 강하다. 책 한 권을 읽는데 서너 시간이 걸리지만 이 내용의 영상을 만든다면 열 시간이 족히 넘어갈 거다. 그러니 다양한 자극(글, 영상, 그림)을 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6. 독서가라는 말을 들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와 느낌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독서를 하기 전에는 고리타분한 느낌이 있었다. 독서가들은 책의 세계에 갇혀 현실에 있는 문제를 지나치게 추상화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이제는 다르다. 소수민족 같은 동질감을 느낀다. 활자로 삶을 이해하려는 나와 같은 부류 구나란 생각을 한다. 그래서 지하철 같은 곳에서 책을 보고 있으면 괜스레 뭐 보나 구경하고 아는 책이면 우쭐거리기도 하고 남다른 내적 친밀감을 느낀다. 물론 아는 척은 하지 않는다.
7. 여러분들이 나누고 싶은 독서 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재독 할 때 내가 적어놓은 글에 리플을 단다. 예를 들어, 어떤 일에 대해서 고민하는 글을 적었다면 그 밑에 ㄴRE라고 쓰고 "이제는 해결 됐어 별거 아닌 문제였어"라고 적어둔다. 이렇게 책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의 내가 소통하는 건 색다른 경험이다.
내가 하는 건 아니지만 유현준 건축가님 유튜브에서 읽은 책들을 일자로 배치해둔다고 한 점이 신박했다. 이렇게 읽은 것들을 일자로 배열하면 내가 어떤 흥미와 관심사로 책을 보았는지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