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akeone Feb 03. 2016

금속 그림자

지금 전 세계적으로 공해로 인해서 하늘은 흐리다 못해 어둡다. 태양 빛은 거의 소멸했다. 칙칙한 색의 하늘은 비와 상관없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심지어 언제 비가 올지도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에서도 정확하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렇게 된 것이 고작  몇십 년 만이다. 어릴 때는 그나마 흐릿하더라도 가끔씩은 맑은 하늘을 봤던 것 같다.  그때마다 아이들은 눈이 시큼할 정도로 태양을 바라보기도 하고 전기 없이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빛을 신기하 바라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바닥으론 진한 그림자가 떨어져 내렸고 아이들은 관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기도 했다. 늘 흐릿하게 매연만이 하늘을 뒤덮고 있는 현재는 습도도 높아지고 더럽혀진 공기로만 호흡을 하다 보니 사람들의 스트레스도 상당히 올라간 것 같다. 이제는 사람들이 날씨나 환경을 탓하거나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움직임을 줄여서 호흡을 거칠게 안 쉬는 방법을 사용하여 그나마 맑은 공기도 호흡하려 드는 것이 적응 법이 된 것이다. 


환경을 어떻게 바뀌더라도 사람들 사이의 권력은 전혀 바뀌지 않는다. 소수 인원의 책임자나 대표가 존재하고 그 대표들의 단체에서도 대표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높은 자리에 앉게 된 사람들은 누가 보아도 자신의 위치가 자연스럽게 표출되기를 원한다. 단상 위에 올라가 있을 때는 누구든지 그 사람의 위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지만 그들은 평소에 길을 걷다가도 사람들이 알아봐주길 바라면서 남들에게 없는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의원이 빛이 없어도 항상 자신의 아래에서 자신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표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림자를 만들기를 원했다. 얼마 후 검은색을 머금을 가짜 그림자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 그림자를 처음 등장시킨

사람이 거침없이 높은 자리로 올라가게 됐다. 권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리 소문 없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그 금속 재질의 그림자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그 그림자가 없는 사람은 그들 사이에서 조금씩 무시당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 모습을 권위자가 아닌 일반인 들이 바라볼 때에는 어이가 없을 뿐 이었다. 공해 때문에 안 그래도 살아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고  먹고사는 것도 빠듯한데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고작 자신들의 위치를 광고하기 위해서 고액을 써가며 금속으로 그림자 따위나 만들고 앉아있다니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모습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특별히 거북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하지는 않았다. 단지 보기 싫은 모습 한 가지가 늘어난 것뿐이다. 


그즈음 한 소년은 꿈을 꾼다. 그림자를 모두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아무것도 다를 것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겉모습으로 이러쿵저러쿵 떠들어 대는 모습이 보기 안 좋았다. 그 모습을 싫어하시던 아버지께서는 환경문제로 인해 안타깝게 숨을 달리하셨다. 그 후 소년은 모든 사람들이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이 소년의 꿈을 굳혔다. 소년은 과학을 좋아하고 나름대로 연구를 하기 시작한다. 그림자를 없애버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나가던 사람의 그림자를 밟아보기도 하고 열을 가해 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해 봤지만 어떤 금속으로 만들었는지 그림자들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원상복귀되었다. 그림자는  원상복귀되었지만 소년은 그림자의 주인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만으로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복역을 하게 되었다. 


소년은 고민을 하고 테스트를 해 보고 십여 년 후 결국 성공하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소년은 야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날을 기회로 생각하고 하늘 위로 무언가를 쏘아 올린다. 그리곤 잠시 후 하늘에서 굉장한 폭발음이 들려오고 하늘은 거대한 문이 열리는 것처럼 구름들과 먼지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하늘이 열렸다. 하늘에서는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모습의 빛이 쏟아져 들어왔고 사람들은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공포에 떨기도 했지만 호기심에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잠시 후 사람들은 눈이 부셔 바닥으로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그 순간 사람들은 발견한다. 바닥에 드리워진 선명한 그림자의 모습. 그리고 금속 그림자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도 발견한다. 빛의 방향과 전혀 상관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가짜 그림자와 자신들의 진짜 그림자가 드리운 모습을. 그 모습을 보고 이제 청년이 된 소년은 흐뭇한 미소와 가짜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비웃음을 던진다.  청년은 자란 것 같지도 않은 잿빛 잡초 위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눈부신 태양을 억지로 바라보고 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하늘은 다시 닫히기 시작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무언가 전과 다른 알 수 없는 미소가 뗘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에겐 삶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