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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재 Oct 10. 2022

드디어 밴드명을 정했습니다

함축적이면서도 입에 잘 붙고 힙한..

밴드를 하기로 했다면 해야 할 일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그 일은 음악과 별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밴드명을 짓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대학 시절 인디밴드를 시작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당시 저와 멤버들은 밴드명에 대해서 일주일이 넘도록 머리를 싸맸습니다.


"XXXX은 어때? 뭔가 활기차고 밝은 느낌"

"그건 좀 별로, 차라리 OOOO 어떰?"

"ㄴㄴ인듯.."


한동안은 이렇게 밴드명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대화는 대개 별 소득 없이 마무리되곤 했습니다. 뭔가 함축적이면서도 우리를 잘 나타내줄 수 있고 힙하면서도 입에 그럭저럭 잘 붙는 이름을 짓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까요..


그런데 이번 밴드 이름은 생각 보다 쉽게 지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요. 만들고 싶은 뚜렷한 소리가 있어서인 것 같다는 생각 정도를 합니다.


'슈게이징'이라는 장르를 하고 싶었습니다. 80~90년대 영국 인디씬에서 유행하던 록의 하위 장르래요. 시끄럽고 노이즈 섞인 기타 소리에 공기 90% 소리 10%의 멜로우한 보컬이 특징입니다. 저도 그런 시끄러우면서도 아늑한 소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별로 길지도 않은 글 주제에 너무 질질 끌었죠? 제가 정한 밴드 이름은 '코지앤노이지(Kozy&Noisy)'입니다. 의미는 문자 그대롭니다. 아늑하고(Cozy) 시끄러운(Noisy) 음악을 만들고 싶은 마음입니다.


뭔가 함축적이면서도 우리 음악을 잘 나타내주면서 힙한 데다가 입에 잘 붙는 이름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원래 이런 게 머린 싸맨다고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담으려고 심각해지다 보면 오그라들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쉽게 쉽게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데?' 싶은 정도로 가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매사 너무 힘주면 지쳐서 밴드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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