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처럼 비전을 갖고 싶다.
손정의의 일대기를 보면 인생의 목표를 설정한 후(뜻을 품고) 정보화 혁명이라는 자신만의 비전을 갖고 있었다. 누구를 만나든, 어딜 가든 컴퓨터 산업의 미래를 설파하고 남들을 설득시켰다. 본인만의 매우 확고하고 뚜렷한 비전이 있었기에 흔들림 없이 사업을 일구어 나갔다고 보인다. 나도 최근 이런 비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다. 나만의 주관이 뚜렷하면, 해야 할 일이 뚜렷하면 주위의 어떤 말에 흔들리지 않는다. 남의 생각이 어떠하든, 가치관이 어떻든 간에 나의 생각과 비전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수 있다. 또한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사업가가 비전을 갖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망하거나 좀비기업으로 전락하는 스타트업을 보면 대부분 이런 확고한 비전 없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제대로 된 제품도 만들지 못하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비전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비전 없이 사업을 하고 싶지는 않다. 나 혹은 우리 팀의 흔들리지 않는 비전은 무엇일까?
AI AI AI
손정의가 몇 년 전에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한 말이다. 앞으로 미래의 비전은 AI에 달려 있다고 하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라고 한다. 그가 1970~80년대에 20대였기에 컴퓨터 산업의 초입에 있었고, 정보화 혁명의 미래를 말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상황에 빗대어 보자. 넥스트 컴퓨터는 무엇이 될 것인가? AI의 미래를 굉장히 많은 그리고 대단한 사람들이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산업의 유망함에 대해서는 2017년부터 들어왔었다. 그러나 남들이 다 좋다고 해서 그 산업에 따라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AI 말고도 유망한 기술은 많다. 블록체인, AR, VR, 로봇 산업 등 신 기술 혹은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 불리는 많은 산업들이 있다. 그런데 왜 하필 AI에 미래를 걸어야 할까? 2017년도부터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AI회사들은 과연 현재 사업을 잘하고 있는가?
과거 산업혁명의 사례를 보면
인류 문명의 특이점에 대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각 산업혁명이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1차 산업혁명 때 증기기관이 발명되어 인간의 생산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2차 산업혁명 때는 전기 에너지를 기반으로 대량 생산이 이어져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를 열었다. 3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정보화 혁명은 컴퓨터의 발명으로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고, 전자 기술과 IT는 인류의 삶에 매우 큰 변화를 주었다.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각 시기의 공통점은 2가지다. 첫째는 생산성의 극대화이고, 둘째는 기술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 시기마다의 기술 주체는 달랐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산성이 극대화되어 인류의 삶에 큰 변화를 준 것이다. 3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정보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컴퓨터의 발달은 인터넷 산업이 시작되면서 꽃피었고, 스티브 잡스가 모바일 시대를 열면서 스마트폰(작은 컴퓨터인)은 우리와 한 몸이나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의 기술은 인간의 육체노동을 덜어 주는 것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비단 증기 기관이나, 공장 자동화뿐만 아니라 IT 기술 그 자체도 인류를 육체노동에서 많은 부분 해방시켜주었다고 본다. 우리는 먼 나라 미국까지 집에서 편하게 편지를 쓸 수 있으며(e-mail) 주식 거래소에 가지 않고 집에서 MTS 시스템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 기술 주체는 무엇이 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우리의 생산성을 향상해 줄 것인가? 아마 이제 육체노동이 아닌 우리의 지능 노동(정확한 단어가 안 떠오름)에서 해방시켜 주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AI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근래에 많은 신기술들이 흥했다 망했다를 반복하는 것 같은데, ‘생산성의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AI 말고는 떠오르는 기술이 없다.
골드러시 시대에 청바지를 팔고 싶다.
요즘 드는 생각이다. 미국의 골드러시 시대에 동부에 모여 살던 사람들은 샌프란시스코에 금광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금을 캐러 서부로 이동한다. 그러나 이 골드러시 시대에 진짜 돈 번 사람들은 광부가 아니라 그 옆에서 청바지를 팔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 광부에게 팔던 청바지 브랜드가 현재도 즐겨 입는 리바이스다.
위는 골드러시 시대에 광부가 입었던 청바지로 최근 1억 2000만 원에 경매로 거래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이 청바지에는 역사가 담겨 있다. 현재의 금광은 AI 산업이다. 그 금을 캐기 위하여 알파고가 도래한 후 딥러닝 기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그러나 이 AI 산업은 불확실하다. 누가 winner가 될지 잘 모르겠다. AI 자체가 불완전한 기술이기에 예측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그러나 winner가 된다면 정말 역사상 유례 없는 부를 거머쥘 것은 명백하다. 나는 이 시대에 청바지를 팔고 싶다. AI 산업이 도래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강한 확신과 약간의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산업에서 승리할 자신이 아직은 없다. 먼저 첫 사업은 청바지를 파는 것에서 시작하고 싶다. 즉 AI시대에 AI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이것으로 자본을 쌓고 경험을 축적한 후 AI 산업에 비로소 뛰어들면 된다. 그럼 이 청바지는 무엇일까? 그게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