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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대승 Jun 13. 2024

테크도 브랜딩을 파는 시대로?

 오늘 유튜브 언더스탠딩에서 하는 남궁민 북 칼럼니스트가 나온 영상을 봤다. 산업의 변화와 거시적인 관점에서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항상 관심이 있었기에 2시간이 채 되지 않는 1부, 2부 영상을 모두 봤다. 영상이 좋았던 점은 내가 평소 고민하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예시를 들어 쉽게 풀어서 잘 설명해 주신다는 점이었다.


 정치, 사회, 경제, 기술 등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라 어떤 얘기부터 시작해야 될지 엄두도 나지 않는다. 일단 숫자가 눈에 띄니 먼저 우리나라와 미국의 국민소득 차이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한국과 미국의 국민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2022년 기준 한국은 35,990달러 이고 미국은 76,370달러 이다. 미국의 국민 소득은 한국의 국민 소득보다 2배 이상 높다. 더 놀라운점은 미국의 인구가 3억 3천만명으로 한국의 6배 보다 더 높다. 음.. 그러니까 미국의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대략적으로 12배 이상 더 높다는 것이다. (제가 경제학 전공이 아니라 이렇게 계산하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소득 3만불 넘었다고 자축하던 것이 얼마 안된거 같은데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미국을 따라 잡는것이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우리나라도 세계 역사에서 전례없는 업적을 이뤄냈다. 나의 부모님, 조부모님 선배 세대 분들께서 피땀 흘려 빈곤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주신 결과를 통해 우리 아래 세대들에서 많은 수혜를 입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세대에서도 또 다른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국민 소득 3만불 까지는 잘 왔다. 그럼 이제 4만불, 5만불로 나아가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미국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은 현재 IT 기반의 빅테크 기업으로 재편된지 오래다. 근데 우리나라는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경제는 삼성, SK 중심의 반도체 산업과 현대, 기아의 자동차에 많은 의존을 하고 있다. 즉 제조업에서 탈피를 하지 못하고 있다. 60~70년대의 경제 성장 방식인 돈 끌어 모으고 공장 많이 짓고 사람 많이 때려 넣어서 경제 활성화를 이뤄내자는 다소 구 시대적인 방식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그 전례가 삼성전자가 평택에 100조를 투자하여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 이었다. 영상에도 나와 있듯 이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미국도 리쇼어링 통해 다시 공장들 불러오고 있지 않나? (반도체 중심 국가들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정치적인 이슈가 큰 것 같긴 하지만)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4만불, 5만불, 6만불로 나아가려면 이런 경제 성장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들 특히 젊은 층은 왜 삼성 갤럭시보다 아이폰을 선호할까에 대하여 이전부터 궁금했다. 이것과 관련글을 브런치에도 작성한 적이 있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볼때 갤럭시가 아닌 아이폰을 선택하는 이유는 뭘까? 가격도 훨씬 비싼데 말이다. 고객중에 아이폰과 갤럭시 기능 벤치마크를 따져서 사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기술쟁이 들이나 게임 많이 하는 사람들이나 그렇게 하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 특히 젊은 층은 아이폰이 주는 hip, creativity, young한 느낌을 받고 사는 것 같다. 이부분에 대하여 90년대에 이건희 회장님께서 하신 말씀을 발췌 해보면 "디자인 혁명 역시 질적 혁신과 함께 글로벌 삼성을 만든 두 축 중 하나이다. 그는 '미래에는 핸드폰들 성능이 다 비슷비슷하게 좋아질 것이다'는 주장을 하며 그 때 가서 승패를 가릴 요소는 디자인이라 단정, 1990년대에는 삼성의 '디자인 혁신'을 지휘했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선언한, 이른바 '밀라노 혁명'인데, 이건희는 여기서 '삼성의 디자인 경쟁력은 1.5류다, 고객들이 제품에 마음을 뺏기는데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0.6초인데, 그 짧은 순간을 사로잡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고 이야기 했다. (흠 천재신가 역시..?) 90년대에 하신 말씀이 2020년대에 그대로 구현되고 있다. 무어의 법칙으로 이미 반도체의 성능은 인간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섰다. 이제 소비자의 선택은 메모리가 몇 기가인지, 핸드폰이 얼마나 빠른지가 아니다. UI/UX 도 서로 베껴서 이제 많이 비슷해졌다. 이제 남은 선택지 하나는 브랜드가 가져다 주는 이미지이고 그것을 소비하기 위해 기꺼이 큰 돈을 지불하는 시대로 이미, 오래 전 부터 왔다는 것이다.


 이 영상을 보고 뭔가 하나씩 퍼즐이 맞아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1년 전인가 이창용 한은 총재께서 우리나라 산업구조 재편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하셨다. 금리로 경제 상황 조절하는 것은 폭탄 돌리는거다 라고 하셨었다. 그때는 음.. 산업화 시대에서 벗어날 때도 됐지 정도의 생각이었는데 왜 그렇게 말씀하신지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미국은 이미 몇 십년 전 부터 테크와 브랜드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로 산업 구조 재편을 시작한 것을 이제 우리는 시작해야 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미국 햄버거 브랜드들이 많이 들어왔다. 가격은 보통 20,000원 내외 정도 되는데 먹기 위해서 사람들이 줄을 선다. 물가 1,000원 오르는 것도 비싸다고 난리엔데 20,000원이나 되는 햄버거 먹겠다고 줄까지 서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나도 이전까지 그런건 다 허세이고 허영심이 만든 소비라고 생각했다. 또한 이런 사업을 하는 회사들을 좋지 않은 회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상에도 나와 있듯이 우리나라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를 높여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생각을 현재 나의 상황에 반영해 보자. 최근 챗 GPT-4o가 출시 되었다. 영화 Her의 현실화가 점점 가까워 지는 것 같다. 처음 챗 GPT가 나왔을 때는 이런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될 것이라 예상은 되었기에 빨리 나온 것 외에는 기술의 신기함은 많이 없었다. 근데 1가지 놀라웠던 것은 챗 GPT의 TTS의 성능이 굉장히 뛰어났다는 점이다. 감정표현도 풍부하게 담기고 계속 발전하면 사람과 다를바가 없을 것 같았다. 동시에 TTS로 사업하고 있는 여러 스타트업들이 떠올랐다. Open AI는 "이건 당연히 되는 거야" 라는 식으로 별 설명없이 넘어간 기능이 사실 여러 스타트업들에는 핵심 기능이다. 새로운 챗 GPT가 나올 때 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죽는다고 하는데 그 범위가 점점 넓어 지고 있다. 기술, 특히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한 기술에서 스타트업이 과연 차별성을 가져갈 수 있을까? 나는 거의 불 가능한 영역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제 테크 스타트업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올까 최근까지 나는 타겟 시장의 맞는 뾰족한 제품을 만들어 빠르게 선점하는 것 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오늘 영상을 보고 브랜딩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애플이 했던 것 처럼 말이다. 포토샵은 구리고 구닥다리 제품이야 우리 제품을 써야 힙하고 AI 시대의 주역이 된 것 같아 라는 느낌을 고객에게 줄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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