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50대 : 다 아는 척

이미 많은 걸 겪어봤다는 얼굴로 살아가다

by Paint Novel

#6. 50대 : 다 아는 척 : 이미 많은 걸 겪어봤다는 얼굴로 살아가다


50년을 살아오면, 이미 많은 일을 겪어봤다는 얼굴로 세상을 대하게 된다.

50대에 접어들면 ‘다 아는 척’은 자연스러운 태도가 된다. 조언은 늘고 질문은 줄어든다.


“내가 이렇게 해봤는데 괜찮더라.”
“그건 별로더라.”


누군가 묻지 않아도 먼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괜히 반갑다. 모르는 것을 먼저 묻기보다, 아는 것이 더 많다는 얼굴로 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삶은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계속해서 레벨이 바뀌는 게임에 가깝다.


아이를 어느 정도 키워내고 중년에 접어들어도 ‘척’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웬만한 일은 다 겪었다고 생각하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중년의 위기’라는 말이 등장하는 이유다.


상황이 바뀔 때마다 적응하며 살아왔지만, 문득 이유 없는 공허함이 밀려올 때면 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또 다른 차원의 ‘괜찮은 척’ 속으로 들어간다.


이 시기의 ‘척’은 이전과는 결이 다르다.


성인이 되었고, 아이를 키웠고, 사회생활도 오래 해 왔지만, 정작 인간으로서의 ‘나’를 돌아볼 때 정신적·경제적·육체적 영역 중 하나 이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우리는 이미 다 이겨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정말 괜찮은 걸까?"


50대는 이미 많은 것을 겪었다고 믿으며 살아가지만, 사실은 처음 겪는 상실이 시작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정신적으로는 중년의 사춘기, 갱년기, 이름 붙이기 어려운 공허감이 뒤섞이며 마음의 변화가 찾아온다. 어릴 적 사춘기와는 전혀 다른 깊이의, 처음 겪는 감정들이다.


육체적으로는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을 자주 실감한다. 건강을 더 챙기게 되고, 친구들의 건강 이상 소식이 들려온다. 어느새 친구 부모님 세대의 부고 소식도 하나둘 익숙해진다.


경제적으로도 생각은 많아진다.

소득은 늘었지만 은퇴는 가까워지고, 지금까지의 자금 흐름을 다시 계산해 본다. 남아 있는 대출은 얼마나 되는지, 제2의 인생을 위한 수입원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투자와 부동산은 지금 어떤 선택이 맞는지 고민이 쌓인다.
아이들의 대학 등록금, 결혼 자금까지 생각하다 보면, 머릿속은 쉽게 복잡해진다.


그렇게 50대는, 이미 다 안다는 얼굴로 살아가지만
사실은 여전히 처음인 질문들 앞에 서 있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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