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나뉜다고?? 그리고 나의 상사는 퇴사하고 우리 지점은 없어진다는 소식!! 너무 충격적이면서 신박한 소식이었다. 회사 동생은 언니 자리 없어져서 어떡하냐고 했지만 나는 순간 엄청난 희열과 함께 해방감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도 했다. 이게 휴직한 지 5개월 즈음 듣게 된 따끈따끈한 소식이었다.
회사가 쪼개지고 우리 지점은 없어지고 나의 상사는 퇴사하는 이 사실로 나는 숙제 같았던 그놈의 자격증을 더 이상 안 따도 되고 복귀를 고민할 필요도 없었고 육아휴직 사후지급금과 실업급여를 자연스럽게 받으며 쉼은 그대로 챙길 수가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를 그렇게 힘들게 달달 볶아 대던 회사 조직이 결국 쪼개지게 되었다는 사실에 뭔지 모를 희열감에 웃음이 피식 나오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정말 자유로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자격증이고 진급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 없고 어차피 나는 더 이상 고민 없이 새로운 곳으로 이직하면 되는 거니까 이 시간을 정말 자유롭게 즐기기로 했다.
그동안의 휴직 기간 동안 책을 보기도 하고 강연을 듣기도 하고 설교를 듣기도 하고 꿈을 꾸기도 했는데.. 이때마다 조금씩 느껴왔던 것이 나는 이제 새로운 곳으로 가는 게 맞다는 느낌이 조금씩 들었는데 이제는 대놓고 온 세상이 나를 그곳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곳으로 가게 끔 만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몸 담은 지점이 없어지고 내 자리가 없어진다는 소식에 내 마음이 하나도 아쉽지 않고 오히려 홀가분했다는 사실은 나는 그 자리로 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는 깨달음도 주었다. 왜 그때는 그 마음을 못 알아차리고 이런 결과 후에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내 마음을 알게 되니 이제 더는 불안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그렇게 고민했던 것들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고민이었구나 라는 걸 다시 알게 되니 왜 그 시간을 마냥 즐기지를 못했는지 아쉬움도 밀려왔다.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불안함을 떠안고 가야만 하지만 좀 더 그 시간이 다가왔을 때에 해도 되는 고민과 불안이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러니 일어나지도 않을 고민은 하지 말자라고 스스로 또 한 번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