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지속 가능한 실천을 위하여

나를 돌보는 기술

by Eunhye Grace Lee

사회복지사의 실천이 아름다운 이유는, 타인의 삶에 깊이 관여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리를 놓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 일은 쉽게 지치고 소진되는 직업이기도 하다.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의 상처, 복잡한 제도와 그 간극, 성과보다 책임이 더 강조되는 구조, 그리고 실적 중심의 평가체계는 복지사의 내면을 서서히 마모시킨다.


‘좋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왜 이렇게 힘든가?’

이 질문은 실천 현장에서 오래 일한 이들이 한 번쯤은 꼭 마주하게 되는 회의이자 통증이다.


나는 현장에서 수년을 보내며 이 일이 결코 ‘자기희생’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도움을 주는 자가 무너지면, 그 도움은 결국 누구에게도 도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 나는 ‘실천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스스로를 돌보는 기술에 있다고 믿는다.


1. 퇴근 후, 감정을 정리하는 습관


나는 매일 업무가 끝난 후 조용히 하루를 되짚는다. 그날 마주한 사례 중 마음에 남는 이야기를 한 줄 메모로 정리하거나, 차 한 잔을 마시며 내 감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그 과정에서 나는 상대의 고통이 내 마음에 남아 있지 않도록 감정을 정돈하고 경계를 다시 세운다. 이 ‘정리의 습관’은 내가 다음 날 다시 현장으로 나설 수 있게 하는 작은 힘이다.


2. 공적인 나와 사적인 나를 구분하는 훈련


복지사로서의 나와 한 사람으로서의 나를 분리하는 일은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구분은 감정적 번아웃을 막고, 삶의 중심을 지키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평일과 주말의 생활을 철저히 분리하고, 휴일에는 의도적으로 복지와 관련된 책이나 뉴스에서 거리를 둔다. 때로는 여행을 떠나거나, 복지와 무관한 새로운 취미를 만드는 것도 ‘나만의 리듬’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다.


3. 무조건 ‘열심히’ 하지 않는 태도


실천 초기에 나는 항상 ‘더 많이, 더 잘, 더 빨리’ 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갉아먹는 방식이었다. 현장은 결코 혼자서 바꿀 수 없고, 모든 요청에 완벽히 응답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이제

‘할 수 있는 만큼만, 그러나 정직하게’ 일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지탱하려 한다.


이 방식은 외면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오래가기 위한 절제다. 사회복지사의 일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과 같다. 지속 가능성은 의욕이 아니라, 균형 감각과 속도 조절에서 나온다.


4. 동료와의 솔직한 대화


사회복지사의 실천은 종종 고립되어 있다. 각자의 사례와 업무에 몰두하다 보면, 서로를 격려하거나 위로할 기회조차 적어진다. 나는 의식적으로 동료들과 현장에서 느낀 고민과 감정을 나누려 한다.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은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버티는 방식이다.


특히 외국인 복지사로서 일할 때의 문화적 거리감이나 언어적 불안은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욱 ‘나와 같은 고통을 아는 사람’과의 대화는 심리적인 피로를 덜어주는 귀중한 자원이 된다.

스스로를 돌보는 기술은 화려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저 내 감정을 관찰하고, 나의 시간을 분리하며, 나 자신을 잊지 않는 것이다.


사회복지사는 타인을 돕는 직업이지만, 그 출발점은 늘 자기 자신이다. 자기 돌봄 없이 이어지는 실천은 오래가지 못하며, 결국 타인에게도 온전한 도움이 될 수 없다.


나는 이제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기보다는 오래 일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 나 자신에게 정직한 실천가가 되고 싶다. 그것이 곧, 지속 가능한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길이라 믿는다.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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