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실습생을 교육하는 일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나 역시 외국인으로서 일본에서 사회복지사, 개호복지사로 일하게 되기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실습생들이 마주하는 낯섦과 두려움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교육자의 입장이 되어 그들을 이끌고, 가르치고, 조율하는 일은 또 다른 종류의 도전이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실습생들을 통해 나 자신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그들은 단순히 교육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의 표정, 반응, 실수, 질문 하나하나가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나는 잘 가르치고 있는가?”, “나는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가?”, “내 말은 그들에게 진심으로 전해지고 있는가?”
교육은 한방향이 아니었다. 오히려 가장 많이 배운 사람은 내가 아니었을까 싶다. 실습생들을 통해 나는 리더십이라는 것이 지시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서 기다려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것임을 배웠다. 때로는 말없이 지켜봐야 했고, 때로는 사소한 실수에도 격려와 유머로 분위기를 바꿔야 했다.
특히 인내와 감정조절은 필수였다. 언어적 장벽이나 문화적 오해로 인해 생기는 작은 마찰들은,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더 큰 벽이 되었다. 내가 한 발짝 물러서고, 조금 더 오래 들어주고, 천천히 설명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도 훨씬 더 유연해지고 부드러워졌다.
무엇보다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매 순간 훈련되었다. 같은 일본어라도, 상대의 수준과 이해도를 고려해 말을 조정해야 했다. 말보다 몸짓이 먼저일 때도 있었고, 때로는 한 마디보다 한 눈빛이 더 많은 것을 전했다. 소통이란 단지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과 마음의 조율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교육자로서의 경험은 나에게 ‘나도 성장하고 있구나’ 라는 작은 자각을 안겨주었다. 그들은 배우고 있었지만, 나도 함께 배우고 있었다. 이 역할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나의 새로운 모습과 가능성을 실습생들을 통해 발견하고 있다.
이제는 실습생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미래’만이 아니라, ‘나의 다음 성장’도 함께 기대하게 된다. 외국인 개호실습생을 교육한다는 것은 단지 일의 일부가 아니라, 나에게 있어서는 성장의 또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