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 지친 몸을 이끌고 출근길에 올랐다.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얼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리고 흐린 하늘.
그저 ‘오늘 하루만 지나면 주말이야’라는 생각으로 나를 다독이며 출근길을 재촉하던 순간, 문득 내 안에서 아주 조용하지만 따뜻한 마음 하나가 올라왔다.
“그래도 내가 일하러 갈 곳이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구나.”
익숙한 내 책상, 나를 기다려주는 사무실, 반갑게 인사해줄 동료들.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이 모든 것들이, 그 순간엔 참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로 느껴졌다.
잠을 깨기 위해 마셨던 따뜻한 커피 한 잔, 나의 기분 좋은 하루를 위해 작은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남편의 말 한마디,
매일 아침 이른 시간부터 거리의 청결을 지켜주는 미화원분들까지.
하나하나 떠올려 보니 내 하루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마음 위에 놓여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사실, 누군가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스며든 건 처음이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억지로 끌어낸 것도 아닌데 내 안에서 조용히 피어난 그 마음이 나 자신조차도 조금 놀라게 만들었다.
우리는 종종 큰 성취나 기쁜 일에만 감사를 느끼곤 한다.
하지만 일상의 아주 평범한 순간들 속에도 감사는 이렇게 조용히 자라고 있었다.
출근길의 피로함조차도, 나를 돌아보게 해 준 선물이었던 셈이다.
오늘 하루,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작은 감사들이 모여 내 하루를 더 단단하고 부드럽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도 함께.
그렇게 또 하나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아침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