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로서 고령자 복지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많은 이들의 인생을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된다. 특히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하고 평온하게 살아가는 분들을 만나게 될 때, 그들의 삶의 방식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음을 느낀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종종 ‘운이 좋았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건강했기 때문에’, 혹은 ‘젊었을 때 충분히 경제적 기반을 다졌기 때문’이라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마주한 어르신들의 모습은 조금 달랐다.
정말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힘, 곧 관계의 기술이었다.
이웃과 자주 안부를 주고받고, 지역의 소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며, 가족 및 친구와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들은 외로움이나 우울감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다. 설령 병이 있더라도 긍정적인 태도로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곤 하였다. 반면,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음에도 인간관계가 단절된 경우에는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러한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내가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대단한 공부보다 먼저,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더욱 본질적인 기술은 따로 있는 듯하다.
상대를 존중하며 소통하는 법, 갈등이 생겼을 때 감정을 다치지 않고 푸는 방법, 서로 다른 이들과도 유연하게 어울릴 수 있는 태도. 이러한 것들은 교과서보다 삶의 현장,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익혀야 하는 삶의 지혜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그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노년을 살아가게 될지는 지금의 삶의 방식에 달려 있다.
지금 이 순간, 조금 바쁘더라도 주변을 돌아보고, 관계를 돌보고, 마음을 나누는 연습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으로 가는 작은 시작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