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가 복지 일을 꺼리는 진짜 이유
주말 내내 다음 주에 있을 예정인 청소년을 위한 진로강연의 대본을 쓰고 수정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어떻게 사회복지 일을 하게 되었어요?”
“보람은 있는데… 솔직히 오래 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대부분의 고민은 비슷한 데서 출발한다.
“일은 좋은데, 처우가 너무 안 좋아서요.”
복지 일을 하는 사람에게 ‘사명감’이라는 말은 익숙하다.
하지만 요즘의 젊은 세대는 한 가지를 분명하게 묻는다.
“그 사명감, 내가 평생을 바칠 만큼의 조건인가요?”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돌봄노동자 등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수많은 직업들이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 주말 없는 근무, 정신적 소진을 방지할 장치조차 거의 없는 환경 속에서 이루어진다.
게다가 많은 복지기관이 계약직이나 단기직 중심으로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복지 노동은 여전히 ‘착한 일’, ‘봉사하는 마음’으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고, 전문직으로서의 존중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보람만으로는 버틸 수 없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버티는 힘’이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구조’야.”
젊은 세대는 단순히 나약하거나 이기적인 게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오래 하고 싶다는, 아주 건강하고 성숙한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 욕망을 복지 현장이 품지 못한다면, 결국 이 현장은 지쳐 무너지고 만다.
복지를 단지 ‘착한 일’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다루는 고도의 전문직으로 바라보는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정책을 설계하고, 위기 개입을 하며, 관계를 조정하고, 때로는 법률·의료·심리·행정 영역까지 넘나들며 사람을 붙잡는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의 전문성과 삶의 질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복지의 품질을 논하는 건 모순이다.
젊은 세대가 복지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자.
그들이 머무를 수 없는 구조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복지를 하는 사람들도 존중받고, 성장하고, 회복할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야말로 지속가능한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아닐까.
복지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지속가능하게 살아가기 위한 사회의 약속이다.
그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복지를 만드는 사람들의 삶부터 존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