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외국인이라는 이름의 사회적 위치 – 복지제도의 경계에서
일본에서 ‘외국인’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국적 표기를 넘어선다. 그것은 법적 지위이자, 제도적 조건이며, 동시에 사회적 시선의 대상이다. 외국인이라는 이름 아래 놓인 사람들은 다양하지만, 복지의 영역에서 외국인은 언제나 제도의 ‘예외’로 취급되어왔다. 그리고 그 예외성은, 때로는 사회적 배려로 포장되기도 하지만 사실상 제도의 경계선 밖에 놓인 존재로 머무르게 한다.
일본의 복지제도는 헌법 제25조에 기반하여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국민’은 기본적으로 일본 국적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물론 현재는 외국인도 일부 제도에 포함되어 있지만, 그 접근성은 체류 자격, 체류 기간, 취업 여부, 보험 가입 유무 등 복잡한 조건들에 따라 제한되며, 실질적으로는 많은 외국인이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러한 구조는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빈번하게 마주하는 문제다.
나는 현장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과 마주한다. 그들 중 일부는 일본어가 유창하고 취업도 되어 있어 생활에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해가는 반면, 또 다른 일부는 언어, 정보, 사회적 네트워크의 부족으로 인해 고립되거나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은 단지 개인의 역량 부족으로 설명할 수 없다. 사회 시스템 자체가 외국인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생활보호제도는 일본 국적자뿐 아니라 일정 요건을 갖춘 영주자, 특정 비자 소지 외국인도 신청 가능하다. 그러나 행정 실무에서는 여전히 “외국인은 지원이 어렵다”는 막연한 인식이 남아 있어 실제 신청까지 이어지기까지는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 담당 공무원의 이해 부족, 절차에 대한 안내 미흡, 비공식적인 ‘문턱 높이기’ 등이 현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모든 외국인을 무조건적인 ‘피해자’로 보는 시선은 위험하다. 사회복지는 연민이나 감정의 과잉에서 출발해서는 안 된다. 복지제도는 한정된 재원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그 분배와 우선순위에는 반드시 사회적 합의와 기준이 필요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의 복지 수급 증가에 대해 지역 주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지방 도시에서는 ‘내국민도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는데 외국인까지 도와야 하느냐’는 현장의 목소리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제기를 단순히 ‘배타적’이라고 비판하기 전에, 현장 감각에 기반한 제도 설계와 접근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사는 이처럼 민감한 경계선에 서 있다. 제도와 사람 사이, 권리와 책임 사이, 동정과 공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
외국인 복지 문제도 마찬가지다. 무조건적인 수용이나 배제가 아니라, 합리적인 제도적 기준과 문화적 감수성을 동시에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나는 종종 고민에 빠진다. 복지의 보편성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 ‘일본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복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가. 아니면 ‘국가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조건이 먼저인가.
이 질문에 명확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사회복지란 결국, 인간의 기본적 존엄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존엄은 국적이나 언어, 출신 배경에 따라
차등화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외국인에게 동일한 조건을 적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체류 자격이 불안정하거나,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까지 포함하자면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선택적 보편성’의 원칙이다. 즉, 누구나 접근 가능하되, 사회적 기여도와 책임의 균형 속에서 우선순위와 대상의 범위를 유연하게 조정해가는 방식이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판단을 단순히 제도나 규정에만 맡길 수 없다. 사회복지사는 늘 사람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들의 말 속에 담긴 절박함과 진정성을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제도의 경직성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사회적 통역자’의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
나는 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일하면서, 이 양면성에 늘 맞서왔다. 같은 외국인의 입장이라 공감하는 순간도 있었고, 사회복지사로서 제도의 선을 그어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 두 역할 사이에서 감정에 기울지 않고, 원칙에만 머물지도 않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이 일이 가지는 가장 어려운 지점이자, 동시에 가장 가치 있는 지점이라고 믿는다.
외국인과 복지. 이 두 단어가 동시에 언급될 때마다, 우리는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동정이 아닌 윤리로, 배제가 아닌 조정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회복지는 단순한 ‘도움’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도록 허락받는가에 대한 공동의 약속이다.
그 약속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는 국경과 제도, 그리고 감정의 경계를 더 냉정하게, 그러나 더 따뜻하게 건너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