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은호 Nov 08. 2017

소리로 읽는 오디오북의 부상

이은호의 오디오북 이야기

기술의 발전 속도는 상상 이상으로 빨라지고 있다. 이제 세상의 흐름은 모바일(Mobile)을 넘어 인공지능(AI)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빅데이터(Big-Data) 기반의 ‘분석적 영역’ 뿐만 아니라 인간의 전유물인 '창작의 영역' 에도 도전하고 있다.


2016년 4월 영국에서 개최된 ‘런던공상과학영화제(Sci-Fi London Film Festival)’에서 '선스프링(Sunspring)' 이라는 영화가 큰 화제가 되었다. 인공지능이 작성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만든 첫 영화가 상위 작품 10개중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2016년 9월에는 ‘소니 컴퓨터 과학 연구소(Sony Computer Science Laboratory)’에서 개발한 인공지능이 팝송 두 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콜 포터와 듀크 엘링턴 스타일의 ‘미스터 섀도우(Mr Shadow)’와 비틀즈 스타일의 ’대디스 카(Daddy's Car)’를 작곡한 것이다. 미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의 활약은 대단하다. 구글의 인공지능이 ‘딥 드림(Deep Dream)’ 이라는 29개의 작품을 그렸고 경매를 통해서 무려 9만 7천만 달러의 매출을 냈다고 한다. 이 작품들은 비슷한 패턴으로 끝없이 반복되는 프랙탈(Fractal) 기법을 통해서 그려진 것이다. 인공지능은 그 외의 다양한 예술 분야로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Zebra cheese Deep dream
Sunspring


인류의 생활상을 가장 크게 변화시킬 요소 중 하나인 인공지능 기술은 더욱 편리한 이용환경을 제공하며 사람들 곁으로 다가서고 있다. 그 시작이 바로 인공지능 스피커이다. 음성인식 AI 비서를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애플(Apple)의 ‘시리(Siri)’와 구글(Google)의 ‘구글 나우(Google Now)’ 서비스였지만, 스피커에 음성인식 인공지능인 ‘알렉사(Alexa)'를 적용시키며 스마트홈(Smart-Home) 시장을 이끌기 시작한 것은 아마존(Amazon)의 ‘에코(Echo)’다. ‘에코’가 출시된 이후부터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스마트 스피커와 음성인식 인공지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7월에 인공지능 스피커와 관련한 의미 있는 사건이 발생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존 인공지능 스피커의 신고로 여자 친구를 폭행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된 것이다. 미국 뉴멕시코 주에서 한 남성이 여자 친구에게 의심스러운 문자를 받았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여자 친구의 머리에 총을 겨누며 "경찰에 전화했냐?"며 위협한 것을 '알렉사'가 "911에 전화해"로 인식해서 신고한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생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 인공지능 스피커와 관련한 글은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분석>편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본격적으로 ‘1인 1AI 비서’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공지능 플랫폼이 더 많은 사물들과 연결되고 확장되어 나갈수록 음성 인식 중심의 사용자경험(UX)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오디오와 같은 음성 콘텐츠 수요를 더욱 증가시킬 것이다. 최근 해외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바로 오디오북 시장이다. 특히 미국과 영국 및 북유럽 지역에서 급성장하고 있으며, 남부 유럽과 아시아 지역이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2016년 미국의 오디오북 매출은 약 21억 달러로 전년 대비 18.2%가 증가했으며, 판매량은 3년 연속 거의 20% 증가했다. <BookExpo 2017> 컨퍼런스 세션인 “Consumer Centric Data: The New Currency of Publishing”에서 발표된 오디오출판사협회(APA, Audio Publishers Association)의 내용을 살펴보면 오디오북 시장의 성장세를 실감할 수 있다.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자료는 전국 APA 오디오 퍼블리싱 회원 2천명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진행된 것으로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오디오북 소비는 남성이 48%, 여성이 52% 차지

▪ 미국인의 24%(6,700만 명 이상)가 작년에 1개 이상의 오디오북 청취. (전년대비 22% 증가)

▪ 오디오북 청취자 중 48%가 35세 미만

▪ 오디오북은 팟캐스트(podcast) 청취자도 다수

▪ 응답자의 78%가 오디오북 듣기가 좋은 이유로 ‘듣고 있는 동안 다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을 선택

▪ 오디오북의 청취 장소는 가정(57%), 차량(32%) 순위


스마트 기반 산업(Phone, TV, Car, Speaker 등)의 급성장, 멀티태스킹(Multi-tasking) 시대의 본격화, 스크린 이용 증가에 따른 디지털 피로(Digital-Fatigue) 등의 이슈로 최근 오디오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교통수단을 이용한 장거리 여행을 떠나거나,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산책 혹은 운동을 하면서 주로 이용한다고 한다. 이처럼 오디오북 이용자들은 기본적으로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며, 바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즉 책을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채널을 찾은 것이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동영상이나 게임 중심의 콘텐츠가 증가되고 텍스트 중심의 도서 콘텐츠가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디오북 콘텐츠는 출판 시장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Blind students listen to a "talking book" at Lighthouse in New York


오디오북의 원조는 미국이다. 1930년대 시각장애인을 위해 미 의회도서관에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이를 통해 탄생한 것이 ‘얘기하는 책(Talking Book)’ 이다. 그 이후로도 꾸준한 연구가 계속 되어왔다. 현재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곳은 아마존의 ‘오더블(Audible)’이다. 오더블(Audible)은 1999년에 처음 설립되었다. 이후 2008년 1월 아마존(Amazon)에 3억 달러에 인수된 이후 오디오북 시장을 석권해가고 있다. 2016년 12월 <FutureBook 2016> 컨퍼런스에서 Audible UK의 Laurence Howell은 ‘오디오북 소비자의 39%가 전자책 혹은 종이책 독서량도 증가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처럼 오디오북은 다른 도서 상품의 소비를 확장시켜 주는 보완재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디오북의 주요 이용자는 30대 전후의 비교적 젊은 층이며,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거나 직업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이 오디오북을 더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오디오북은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편리하게 휴대 가능하며, 듣는 동안에도 다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또한, 기술이 발전하고 확산되면서 정보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정보취약층(장애인, 노약자 등) 에게도 오디오북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책을 통해서 단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사고력 까지도 향상시킬 수 있다. 대중들에게 읽는 환경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오디오북처럼 책에 대한 다양한 접근(체험)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오디오북의 시장현황 및 출판시장과의 관련한 내용은 <오디오북과 출판의 동행>편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본 글은 <출판저널> 2017년 8월호에 게재했던 글임을 밝혀드립니다. 게재시 분량에 대한 제약이 있는 관계로 최대한 요약되었으며 일부 내용이 가감되었습니다.


글 이은호 교보문고, 이학박사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eholee

[트 위 터]: http://www.twitter.com/viper_le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