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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Dec 17. 2017

망 중립성 규제 폐지에 따른 논란

ICT 트랜드 분석

2017년 12월 15일, 미국 인터넷 역사에 큰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net neutrality) 규제의 폐기 최종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이로써 오 정부에서 2015년 제정한 망중립성 규제가 2년만에 폐지다. 참고로 FCC 파이 위원장은 2000년대 초에 버라이즌의 법률 고문을 지낸 이력이 있는 친공화당 성향이 강한 인물이다. 이 글에서는 망 중립성 폐지가 어떤 의미를 가지며 어떤 이슈들이 발생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망 중립성이란 ‘인터넷 통신망 제공업체가 데이터의 내용과 양에 따라 속도 및 사용료 측면에서 소비자들을 차별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그런데 이번에 망 중립성 규제가 폐지되었다. 이로써 통신망 제공업체가 사용량이 늘어나는 서비스에 대해서 자유롭게 데이터의 가격이나 속도를 조정하여 영리를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바마 정부에서는 인터넷 통신망을 누구든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공 서비스’ 시켰는데, 이것을 트럼프 정부에서는 ‘정보 서비스’ 형태로 규정하고 통신망 제공업체 이윤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변경시킨 것이다.

망 중립성 폐지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항의 시위 모습

당연히 버라이즌(Verizon), AT&T, 티모바일(T-Mobile) 등 통신사업자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반면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 혹은 언론사 및 IT 기업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FCC에 망 중립성 규제 폐지 재고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망 중립성 규제 폐지에 대한 문제점

2016년 하반기에 AT&T의 제로 레이팅(Zero rating)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었다. 제로 레이팅이란 '특정 콘텐츠에 대한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 혹은 할인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만약 통 사업자가 콘텐츠 사업까지 하고 있는 경우에는 자사의 콘텐츠에만 제로 레이팅을 적용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AT&T가 자사의 콘텐츠 사업인 디렉TV 나우(DirectTV Now) 스트리밍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무료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래서 이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였는데 2017년 1월에 FCC 파이 위원장이 제로 레이팅에 대한 조사를 끝내라고 명령한 것이다.

망 중립성 규제가 폐지되면 통신사들의 횡포는 더욱 커질 것이다. 데이터 트래픽에 우선순위를 부여해서 인터넷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고, 아예 특정 트래픽을 차단시킨 뒤 추가 요금을 받을 수도 있게 된 것이다. 통신사업자들은 대형 콘텐츠 사업자나 언론사를 대상으로 높은 사용료를 요구하는 ‘가격 우대제’를 실시할 가능성이 다. 이미 넷플릭스는 컴캐스트(Comcast)에 많은 비용을 주고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하고 있다. 참고로 컴캐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케이블 TV 방송 회사이며 미국에서 가장 큰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이다. 대형 업체들은 추가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있다고 치더라도 중소기업들 에게는 매우 큰 문제가 될 것이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한국에는 2011년에 망 중립성 규제가 처음으로 도입됐으며, 2015년에 조금 더 구체화 되었다. 이번 미국망 중립성 규제를 폐지 했다고해도 당분간 한국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2월 14일에 공식적으로 망 중립성 규제를 폐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통신사업자들도 조심스럽게 망 중립성 원칙 폐지에 찬성하는 분위기이다. 현재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 새로운 대용량 형태의 콘텐츠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사들은 서비스 사업자나 콘텐츠 사업자들도 통신망 투자비용을  함께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만약 국내에서도 망 중립성 규제가 폐지된다면 통신사들은 기존 월정액제 종량제로 바꾸막강한 콘텐츠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여진다. 과연 국내의 망 중립성 규제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기업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호 교보문고,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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