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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Jan 11. 2018

셀프퍼블리싱, 비상을 준비하다

전자책 시장에 대한 제언

네트워크의 발달과 스마트 디바이스의 대중화로 인해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글을 읽고 쓰고 있다. 스마트폰은 인간에게 가장 친근한 디바이스가 되었으며, 사용자는 이를 통해 동영상, 게임, 음악,뉴스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한다. 특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사용 시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만족과 과시, 그리고 타인이나 지인과의 인맥 관리를 위해서 더 많은 정보들을 검색하고 읽으며 공유한다. 스마트폰 때문에 독서율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단문의 글을 읽고 쓰는 행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전자출판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출판사가 직접 소비자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사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웹소설이나 웹툰 같은 웹 기반의 라이트 콘텐츠(lightcontents)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연관 플랫폼도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7년 8월에 개정 도서정가제의 3년 유지가 합의됨에 따라 대여제나 정액제처럼 소비 기반의 서비스가 다변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오디오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온리 전자책(only ebook) 콘텐츠 수량도 꾸준하게 증가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셀프퍼블리싱(self-publishing) 시장 현황을 살펴보고,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1. 글쓰기 습관과 환경

웹의 사용성이 높아지면서 웹 기반에서 간편하게 글을 올릴 수 있는 글쓰기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글쓰기 플랫폼으로는 카카오가 만든 브런치(Brunch)가 있는데 트위터(twitter)의 공동창업자인 에반 윌리엄스(EvanWilliams)가 독립하여 만든 미디움(Medium)을 벤치마킹 해서 큰 관심을 받았다. 2015년 6월에 오픈한 브런치는 철저하게 작가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매우 전문적인 글을 등록하고 읽을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웹 매거진과 같은 레이아웃 형태를 가지고 있어 글쓰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나중에 책으로 출간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네이버가 만든 포스트(Post)도 대표적인 글쓰기 플랫폼 중 하나이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 글쓰기에 편리하게 개발된 플랫폼으로 2014년 3월에 오픈했다. 카드형 템플릿을 제공하기 때문에 짧은 글을 직관적이며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브런치와는 달리 누구든지 자유롭게 글을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글들이 올라온다. 그 외에도 익명으로 글을 쓰며 노출도 무작위로 보여주는 어라운드(Around), 일상 소재를 바탕으로 글을 쓰도록 하는 씀, 익명의 형태로 글을 쓰되 카드 형태로 소통하는 모씨(MOCI) 등의 다양한 글쓰기 플랫폼들이 사용되고 있다.


2. 국내 셀프퍼블리싱 플랫폼 현황

콘텐츠 창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내길 원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은 이러한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단으로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출판사 없이도 직접 유통사와 계약을 맺고 저작도구를 통해서 전자책을 등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문형 도서출판(POD)을 통한 종이책 출간도 가능하다. 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국내외 저작도구로는 시길(Sigil), 인디자인(InDesign), 아이북스 오서(iBooks Author), 펍트리(Pubtree), 아스펜 스튜디오(Aspen Studio) 등이 있다. 최근 글쓰기 공간(환경)이 늘어나면서 단문의 글을 쓰는 행위가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 비해 글의 완성도도 높아지고 있다. 웹소설이 성장하면서 독자들은 더욱 참신한 스토리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이 셀프퍼블리싱 기반의 온리 전자책 콘텐츠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제 국내의 대표적인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을 출시 순서대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서 향후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이 활성화되기 위한 요소들을 도출하는데 참고하고자 한다.


유페이퍼, <유페이퍼(uPaper)>

전자책 업체 중 최초로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을 선보인 유페이퍼는 2010년 5월에 오픈했다. 웹사이트 상에서 누구든지 전자책을 만들어 판매하고 구매도 가능한 오픈마켓(open market) 솔루션 이었지만 콘텐츠의 질적 부족과 판매 채널 확장의 실패로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자책 사업에 뛰어든 다우인큐브가 2014년에 장르소설 유통 서비스 업체인 바로북과 솔루션 업체인 유페이퍼를 인수했다. 하지만 역시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결국 지난 2017년 11월 유페이퍼는 다우인큐브로부터 기존 솔루션 사업을 재인수하고 다시 셀프퍼블리싱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재 유페이퍼는 2017년 11월 중순 기준으로 약 4만 5천여종의전자책을 판매 중이며 등록된 출판사나 개인작가도 3천여명을 넘어섰다.


교보문고, <이퍼플(ePubPle)>

교보문고는 누구든지 손쉽게 출간할 수 있는 개인 출판 서비스 퍼플(Pubple)를 2011년 11월에 정식 오픈했다. 출판사 없이 자신의 책을 스스로 출판하는 퍼플은 Publish와 People의 합성어로 자신이 쓴 책을 POD 종이책뿐만 아니라 전자책으로도 출간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전자책의 경우 손쉽게 EPUB 파일로 제작/편집할 수 있는 에디터가 제공되며, 이를 통해 만들어진 전자책은 교보문고 유통망을 통해서만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의 출현은 시기장조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수준 높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작가와 작품수가 적었으며,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았을 뿐만 아니라 저작도구의 사용성에 있어서도 작가를 만족시켜 주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퍼플 서비스는 2015년 9월에 종료되었다. 그러다 최근 개인적인 삶과 의미를 중요시하는 문화와 글쓰기에 대한 열풍이 시작되자 새로운 형태로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을 재오픈 했다. 기존 플랫폼에서 고객들이 불편하게 느꼈던 사항들을 반영한 것이다. 즉 에디터 사용방법의 어려움과 교보문고 이외의 다른 유통채널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2017년 4월 17일에 이퍼플(ePubPle)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전자책 셀프퍼블리싱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퍼플은 제휴업체(카멜팩토리)가 운영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위퍼블(Wepubl)>

한글과컴퓨터는 전자책 사업으로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구름빵을 시작으로 앱북(app-book) 제작사업을 2년여간 진행했지만 높은 제작비용과 낮은 구매력으로 사업을 철수했고, 그 이후 한국이퍼브에 전자책 뷰어, DRM, CMS를 공급했지만 역시나 낮은 수주금액과 높은 개발 비용으로 사업을 철수했다. 그러다 지난 2016년 4월에 야심차게 전자책 독립출판 플랫폼인 위퍼블(wepubl)을 발표했다. 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인 한컴커뮤니케이션에서 개발한 전자책 개인출판 플랫폼이다. ‘우리가(we) 출판한다(publishing)’는 의미를 가진 위퍼블은 전자책을 직접 제작하고 출판 및 배포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위퍼블은 EPUB3를 기반으로 한 전자책 저작도구 위퍼블 오서(author)와, 제작된 전자책을 관리하고 배포하기 위한 위퍼블 클라우드, 그리고배포된 책을 열람하기 위한 위퍼블 뷰어로 구성되어 있다. 출판된 전자책은 웹페이지에 삽입할 수 있으며 SNS나 QR코드를 통해서도 쉽게 배포가 가능하다.


코끼리코, <작가의 탄생>

2017년 10월, 출판 전문 스타트업인 코끼리코가 그림책 편집 에디터 기능을 담은 ‘작가의탄생’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을 출시했다. 그림책 작가들을 위한 특별한 플랫폼으로 누구든지 그림 파일만 등록하고 신청하면 전자책으로 변환해서 시장에서 유통할 수 있게 해준다. 마치 시청자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위대한 탄생>이라는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책을 내고 싶어하는 여러 그림책 작가들과 작가 지망생들에게 대중과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 준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그림책 번역 기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자책 마켓에 바로 등록해 유통할 수도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코끼리코가 한국 도서 아마존 커넥션 플랫폼 ‘코끼리북’(2015.3), 한국 도서 애플 아이북스 커넥션 플랫폼 ‘코이북스’(2017.9)를 런칭해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셀프퍼블리싱에 책과 기술 그리고 글로벌 유통까지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3. 글로벌 셀프퍼블리싱 시장 전망

국내의 셀프퍼블리싱 시장은 이제서야 도입기에 접어든 반면, 해외의 셀프퍼블리싱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상태이다. 2008년에 오픈한 미국의 대표적인 셀프퍼블리싱 플랫폼 중 하나인 스매시워즈(Smashwords)의 마크 코커(Mark Coker) 대표는 "2020년이면 독립 작가들의 작품이 미국 전자책 시장에서 50%를 차지할 것이다. (Indie ebooks will account for 50% of ebook sales by2020)"라며 독립작가 시장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림 1>은 2020년까지의 출판시장 점유율을 전망한 자료이다. 독립작가 시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통적인(brick & mortar) 서점은 쇠퇴할 것이고, 종이 인쇄물의 사용량은 줄어들 것이며, 독자는 출판사가 아닌 작가 중심의 콘텐츠를 선호해 나갈 것인데, 이 속에서 작가는 셀프퍼블리싱의 즐거움을 맛보며 높은 자부심과 전문성을 가진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 1> 미국 출판시장의 종이책, 전자책, 독립작가 점유율 전망자료 (2008-2020)


어써어닝즈(Author Earnings)는 2017년 2월에 영미권 TOP5(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대상으로 한 전자책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자료 중 셀프퍼블리싱과 관련한 사항 2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국가별 전자책 판매량 중 출판사 유형에 따른 비율을 살펴보면 <그림 2>와 같다. 5개 국가 모두에서 셀프퍼블리싱을 통한 독립 작가의 작품 판매량(30~40%)이 Big5 출판사의 판매량(26~38%) 보다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참고로 Big5 출판사는 아셰트 출판 그룹(Hachette Book Group), 하퍼콜린스(Harper Collins), 맥밀란 출판사(Macmillan Publishers), 펭귄 랜덤하우스(Penguin Random House), 사이먼&슈스터(Simon and Schuster) 이다. 이 자료를 통해 독립 작가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림 2> 영미권 TOP5의 출판 유형에 따른 전자책 판매량 점유율


둘째, 영미권 TOP5 국가에서 판매된 총 전자책 판매량 점유율을 대표적인 유통사별로 정리한 자료는 <그림 3>과 같다. 특히 전자책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아마존에서 셀프퍼블리싱을 통한 독립 작가의 판매량이 무려 43%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외 애플, 코보, 누크에서는 전체 전자책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Big5 출판사가 차지하고 있다. 비록 독립작가의 판매량은 평균 28% 정도 이지만, 2015년 10월 이후부터는 조금씩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림 3> 영미권 TOP5 국가의 유통사별 출판 유형에 따른 전자책판매량 점유율


4. 국내 셀프퍼블리싱 플랫폼 활성화 방안

독자가 전자책 콘텐츠와 관련해서 느끼는 대표적인 불만 요소 2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자책 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국내는 출판사가 전자책 가격을 책정하는 에이전시 프라이싱(agency pricing)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종이책 기반의 전자책 가격은 정가 대비 평균 70% 정도로 책정되고 있다. 도서정가제 때문에 추가 할인도 제한되어 있다보니 독자는 전자책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고 있다. 둘째, 읽을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에서야 출판사가 종이책과 전자책의 동시출간 비율을 늘려나가고 있으며, 종이책 출시 이후 전자책 출시까지의 기간도 단축시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자책으로 서비스 가능한 콘텐츠 수량은 많지 않다. 또한 정액제나 전자도서관(B2B)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발생할 때마다 출판사의 판매 동의를 구해야 된다. 그러나 최근 출판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출판사가 종이책과 전자책의 상관관계성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 전자책의 성장 속에서 전자책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전자책 독자가 느끼고 있는 이러한 콘텐츠의 문제점들을 셀프퍼블리싱이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을 통해서 등록되는 온리 이북 콘텐츠는 출판사 채널이 생략되었기 때문에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또한 가볍고 다양한 이야기들은 독자들의 콘텐츠 소비 불만 요소들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콘텐츠의 질적 보장, 표절, 저작권 침해에 대한 문제, 편집과 디자인, 저작도구의 편의성 등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이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개선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1) 열린 셀프퍼블리싱 저작도구 개발

국내 셀프퍼블리싱 시장 환경은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이 많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제작된 콘텐츠 판매량도 적은 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제작된 콘텐츠가 셀프퍼블리싱 플랫폼 사업자에 종속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암호화 되지 않은 원본 콘텐츠 파일을 제공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다른 유통채널을 통해서 콘텐츠 판매가 불가능하다.

셀프퍼블리싱 시장을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작가와 콘텐츠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가 개방형의 전자책 저작도구를 개발하고 배포함으로써 다양한 전자책 콘텐츠 생산 기반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물론 기존 전자책 제작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정적 요소들에 대해서 정책/운영/확장 추진 방향을 단계별로 계획하고, 제작자에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시장 저변 확대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저작도구의 개발 기준은 2017년 1월에 W3C에 통합된 IDPF(국제디지털출판포럼)의 표준 EPUB에 맞추도록 한다. 또한, 표준 저작도구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여 제작자에게 함께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물론 무료 저작도구에 대한 무료 교육과 지속적인 운영관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제작된 콘텐츠는 무료로 원본 파일을 내려받을 수도 있도록 한다.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제약 사항이 따를 수도 있지만, 이런 환경이 제공되면 수많은 독립작가들이 셀프퍼블리싱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다시 전자출판 생태계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2) 자원 협업 인프라 환경 구축

전자책을 제작하다 보면 고려해야 될 요소들이 많다. 맞춤법 검사를 포함한 교정/교열, 표지나 내지 디자인, 폰트 문제 등 최적의 콘텐츠 생산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들에 대한 자원(resource)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가 전자책 제작과 관련한 다양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

먼저 저작권에 침해되지 않는 무료 자원들이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저작권 단체와 전략적 협업을 해서 콘텐츠 제작자가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자원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현재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출판용 폰트를 여러 기관에서 출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폰트들이 사장되지 않고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료 자원 활용 기반 외에도 자원 공급자와 콘텐츠 제작자가 고급 자원을 상호 거래할 수 있는 유료화 모델도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야 질적인 부분이 보완되어 상생의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이러한 제반 인프라를 정부가 나서서 지원해 줘야 한다.


3) 제도적 지원방안 마련

셀프퍼블리싱의 가장 큰 문제는 표절이다. 따라서 표절방지 솔루션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저작도구를 통해 제작된 콘텐츠도 저작권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우수 전자출판물 도서 선정이나 국제도서전 참관 시 셀프퍼블리싱 도서에 대한 지원을 제도적으로 마련할 필요도 있다. 이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뿐만 아니라, 지역출판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이다. 이밖에 셀프퍼블리싱 도서에 대한 의무 납본제도 마련, 표준 계약서 제공, 공모전 진행 등 다양한 추진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작된 셀프퍼블리싱 콘텐츠의 판매가 원활히 이뤄질수 있도록 국내 전자책 유통사업자들과의 판매 채널 연동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도 셀프퍼블리싱 시장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5. 맺음말

글로벌 출판의 흐름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들과 더불어 IP 확장이 용이한 스토리 콘텐츠 중심으로 계속 옮겨가고 있다. 중대형 출판사들도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조금씩 출간하는 것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도서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도서는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있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나 유행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테이스트메이커(tastemaker)를 통해 이뤄진다. 이제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은 이러한 환경을 자연스럽게 이끌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 시장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는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에 대한 인프라 제공, 교육 지원, 제도 마련 등의 노력들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본 글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발간하는 <책&> 2017년 12월호에 게재했던 글임을 밝혀드립니다.


이은호 교보문고,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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