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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Mar 06. 2019

2019 출판 산업의 트렌드 전망

출판 산업 현황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산업 환경의 구조가 크게 변화되고 있다.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되고, 지능화되며, 연결되고, 융합되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성숙해진 기술 기반 위에서 뉴미디어 확장은 더욱 가속화되고, 진화된 형태의 디지털콘텐츠가 생성되고 있다. 특히 대량생산과 공급자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맞춤형과 초개인화된 소비자 중심으로의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매년 주요 전략 기술을 발표하는데, 2019년 역시 지능(Intelligent), 디지털(Digital), 메시(Mesh) 분야로 구분하여 <2019년 10대 전략 기술>을 발표했다. 가트너가 제시한 2019년 10대 전략 기술은 자율 사물(Autonomous Things), 증강 분석(Augmented Analytics), 인공지능 주도 개발(AI-Driven Development), 디지털 트윈(Digital Twins), 자율권을 가진 에지(Empowered Edge), 몰입 경험(Immersive Experience), 블록체인(Blockchain), 스마트 공간(Smart Spaces), 디지털 윤리와 개인정보보호(Digital Ethics and Privacy), 양자 컴퓨팅(Quantum Computing) 이다. 이제 산업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변화의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출판 시장 역시 기술을 접목한 개인화 기반의 서비스 중심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몇 가지 전망을 해 보고자 한다.


첫째, 디지털콘텐츠는 내용과 표현이 다양화되는 카멜레온형 콘텐츠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까지는 단순하게 디지털라이징(Digitalizing) 한 형태와 다양한 멀티미디어 요소를 포함시킨 반응형 형태의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점점 독자의 개성화가 심화되면서 인터액티브(Interactive) 형태의 콘텐츠가 증가할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Netflix)는 시청자가 스토리 진행을 선택할 수 있는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Black Mirror: Bandersnatch)>를 선보여서 호평을 받고 있다. 블랙 미러는 특유의 영국식 블랙 코미디와 냉소적인 분위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작품이다. 영화의 결말을 5개까지 기획했는데 중간 중간 선택되는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상영시간이 총 5시간이나 된다. 이제는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서로 다른 스토리와 엔딩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도 아동 전문 출판사인 '아울북'과 함께 명작동화를 인터액티브 오디오북으로 재구성하여 서비스하고 있다. 클로버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동화마다 5가지 이상의 다양한 결말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멀티엔딩과 독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흥미와 재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형태로 디지털콘텐츠는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둘째, 오디오북 시장은 태동기를 지나 거품기에 접어들 것이다.

오디오북은 해외 콘텐츠 산업에서 매년 2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8년부터 오디오북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는 계속 침체되고 있는 출판 산업을 일으켜 세울 대안책 중 하나로 오디오북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디오북은 콘텐츠의 다양성, 유용성, 흥미성 등을 통해 디지털 피로가 쌓인 독자를 만족시키며 독서의 접근 기회를 넓혀 나가고 있다. 특히 네이버, 팟빵, 밀리의 서재, 인플루엔셜 등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들의 오디오북 시장 진출, 유명한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내세운 녹음과 마케팅, 정부의 콘텐츠 제작 환경 지원, 오디오북 콘텐츠 펀드 조성, 오픈 플랫폼 제공, 인공지능 기반의 사물인터넷 디바이스의 확산 등으로 오디오북 시장이 본격적인 태동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오디오북 시장이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기 전에 시장의 수요, 효과, 부정적인 영향 등에 대한 거품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기간을 얼마나 단축시키느냐에 따라 오디오북의 안정기가 앞당겨질 것이다.


셋째, 종이책 형태는 다변화 되지만 판매량은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매년 도서 판매량, 독서율, 도서관 이용률이 감소하고 있다. 기존 중장년층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스마트 디바이스와 SNS에 익숙한 MZ세대들은 책이 아닌 다른 미디어로 이탈하고 있다. MZ세대란 밀레니얼(millionnial) 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M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이며, Z세대는 1995년에서 2005년에 출생한 세대이다. 이들은 자신의 개성을 중시하고 가치에 의미를 부여한 소비를 한다. 이들은 개성적이고, 직관적이며, 짧은 형태의 숏폼 콘텐츠(Short-Form Contents)를 선호한다. MZ세대를 붙잡기 위해 출판사는 한정판의 리커버북이나 다양한 판형으로 도서를 출간해 나가고 있다. 최근 미국의 시리얼 박스(Serial Box) 출판사에서는 시리즈 드라마처럼 1시간 이내에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매주 한 회씩 종이책을 출간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물론 전자책과 오디오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구독 서비스를 통해 매주 자동으로 푸시를 받아볼 수도 있다. 출판 시장에서 종이책은 여전히 강력하고 매력적인 매체임에는 틀림없지만 서서히 다른 매체로 중심추가 이동해 나갈 것이다.


넷째, 개인 맞춤형 도서 추천 큐레이션(Curation) 기술은 더욱 정교하게 발전될 것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속에 살아가고 있다. 매년 출간되는 신간 도서도 9만여 종을 넘어서고 있다. 이 때문에 과잉생산의 시대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도서를 찾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방대한 도서 속에서 개성이 강한 독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큐레이션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큐레이션은 독자의 취향과 사고를 분석해서 도서를 선별(selection)하고 배치(arrange) 함으로써 독자에게 도서의 발견 기회를 제공해 준다. 특정 지역에서 인기 있는 도서들을 소개하는 아마존의 리드 로컬(Read Local) 서비스, 저자에게 서명 받은 도서를 추천하는 골즈보로 북스(Goldsboro Books), 여성 작가의 작품을 추천하는 페르세포네 북스(Persephone Books) 등이 대표적인 큐레이션 서점들이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테마별 검색과 함께 개인의 기분과 목적에 맞는 시를 추천해 주는 창비의 <시요일>을 포함해서 독자적인 큐레이션으로 운영하고 있는 독립서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큐레이션은 독자의 정보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술(AI, BigData 등) 고도화를 통해서 독자의 만족도를 높여나갈 것이다.


다섯째, D2C(Direct to Customer) 채널과 셀슈머(Sellsumer) 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도서 판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구매한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독자와의 소통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독서 방법과 독서의 중요성을 인지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가 독서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스스로 독서를 생활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판사들은 막연한 독자 대상의 기획 출판을 지양하고 독자와 소통하며 도서를 출간하고 직접 판매까지 하는 D2C 방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사용자가 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하고 판매까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 기반이 더욱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D2C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콘텐츠 확보와 팬덤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요즘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투자하며 소신 있는 행동을 하면서 개인의 브랜드 힘이 강력해진 시대가 되었다. 그렇기에 기존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은 개인 마켓의 형태로 발전되며 셀슈머 중심의 시장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2019년의 출판 시장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와 비즈니스모델이 시도되고 있지만 도서 판매와 독자수를 늘리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래도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지속해야 한다. 이 시기를 잘 넘기면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본 글은 <출판저널> 2019년 2+3월호에 게재했던 글임을 밝혀드립니다. 게재시 분량에 대한 제약이 있는 관계로 최대한 요약되었으며 일부 내용이 가감되었습니다.

    

글 이은호 교보문고,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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