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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Aug 03. 2019

뉴미디어 시대에서 출판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거시정책

뉴미디어 시대의 도래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콘텐츠를 담는 그릇의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미디어(Media)라고 부른다. 미디어는 사용자에게 메시지(정보)를 전달하고, 상호 소통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정보의 전달과 교환이 상호적으로 일어나면서 뉴미디어(NewMedia)가 확장되고 있다. 뉴미디어는 정보가 디지털화 되어 있고, 정보의 전달과 교환이 상호적으로 일어나며, 기존의 여러 가지 매체 속성이 하나로 통합된 멀티미디어적 성격을 가진다. 이러한 뉴미디어의 특성으로 인해 정보의 교환과 소통이 증가되었으며,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거리가 줄어들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세계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책(冊)은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올드 미디어이다. 하지만 이제 책은 수많은 콘텐츠 중의 하나로 전락되어 사용자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하고 있다. 출판 산업은 이제 시대적 흐름의 변화 속에서 장기적 계획을 세워 뉴미디어 시대에 맞는 출판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고객을 어떻게 확보하고, 어떤 콘텐츠를 개발하고, 고객에게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서, 어떤 가치를 제공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뉴미디어 시대의 출판경쟁력 확보 전략

출판은 종이책뿐만 아니라 전자책, 오디오북, 동영상북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미력한 수준이다. 출판 시장에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뉴미디어 시대 속에서 출판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는 전략을 제언하고자 한다.


1) 카멜레온형 콘텐츠를 생산하라

미디어는 시대의 변화 및 기술의 발전과 함께 동반 성장해 나가고 있다. 미디어가 발전해 나갈수록 그 안에 담길 콘텐츠 역시 변화해 나가야 한다. 현재까지의 디지털콘텐츠는 단순히 텍스트를 디지털화(Digitalizing) 하거나 다양한 멀티미디어 요소들을 포함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미디어가 발전하고 개성화가 강해지면서, 콘텐츠의 형태는 독자와 상호작용(Interactive) 하고 다양한 미디어에 스스로 반응하는 카멜레온형 콘텐츠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지난 2018년 12월 넷플릭스(Netflix)는 시청자가 스토리 진행을 선택할 수 있는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Black Mirror: Bandersnatch)>를 선보였으며, 네이버(naver)도 아동 전문 출판사인 '아울북'과 함께 명작동화를 인터액티브 오디오북으로 재구성하여 서비스 했다 이처럼 독자는 미디어에 맞게 콘텐츠의 내용이나 구성이 달라지고 다양한 결말이 포함된 스토리 콘텐츠를 토대로 새로운 독서 경험을 체험해 나갈 것이다.


2)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라

뉴미디어에 익숙한 세대는 숏폼(short form) 콘텐츠에 익숙하다. 또한, 제품이 다양화되어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더 이상 제품을 소유하려 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제품을 이용하는 구독 형태를 선호하고 있다. 이는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추구하기 위한 효율 이론(Utility Theory)에 입각한 소비 풍토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독 경제는 산업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출판 시장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비용이 저렴하고 이용 환경이 간편하기 때문이다. 전자책 가격은 보통 종이책의 약 70~80% 수준에서 책정되어 있으며, 도서정가제까지 적용되어 있어서 가격 할인의 폭은 제한적이다. 이 상황에서 구독 서비스는 간헐적 독자나 신규 독자들을 유입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3) 블렌디드 큐레이션(Blended Curation)을 추구하라

매년 9만여 종이 넘는 신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과잉생산의 시대 속에서 독자의 선택 피로도는 쌓이고 있다. 이처럼 방대한 정보 속에서 고객의 취향과 사고를 분석한 뒤 최적의 정보를 선별하여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큐레이션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와 같은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큐레이션은 정확도나 신속성 측면에서는 우수하지만, 필터 버블에 갇힐 수도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 디지털출판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는 아마존(Amazon)은 높은 기술력을 토대로 고객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그래서 고객이 구매한 도서의 분류, 읽는 속도, 주석 정보, 평점 등의 정보들을 바탕으로 고객 성향에 맞는 최적의 도서를 큐레이션 한다.

앞으로의 큐레이션은 기술에 의존한 디지털 큐레이션과 사람이 다양한 주제로 추천하는 휴먼 큐레이션이 함께 융합된 블렌디드 큐레이션(Blended Curation)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독자의 취향을 정확히 분석하면서도 우연한 발견의 재미까지도 맛보게 될 것이다.


4) 사물인터넷(IoT) 으로 확장하라

5G 시대로 접어들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기술들이 주변의 모든 사물들에 적용되고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세상은 더욱 스마트해지고 있다. 2019년 1월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IDC가 발간한 <전세계 IoT 지출 가이드(Worldwide IoT Spending Guide)>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IoT 관련 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7,450억 달러(약 835조 원)로 예상되며, 2022년에는 1조 달러(약 1,120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전자책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으며, 형태만 무형물일 뿐이지 표현과 기능에 있어서 종이책을 표방하려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이제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자책의 형태가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담고,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과 같은 기술들이 적용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제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필두로 공유와 개방을 지향하는 초연결 사회의 핵심인 사물인터넷이 활성화 되면서 새로운 미디어로의 확장에 대해 고민하고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미디어가 바뀌면 표현과 사용편의성이 바뀌어야 한다.


5) 셀프퍼블리싱 중심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라

뉴미디어를 통해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콘텐츠 창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툰스푼>, <왓패드>, <퍼블리> 등과 같은 콘텐츠 창작 플랫폼들이 크게 주목 받고 있다.

국내 출판 시장에서는 셀프퍼블리싱 플랫폼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지만, 해외의 경우 셀프퍼블리싱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매출도 크게 신장하고 있다. 어써어닝즈(Author Earnings) 자료에 따르면 전자책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아마존에서의 셀프퍼블리싱을 통한 독립 작가의 판매량이 무려 43%를 차지하고 있으며, 영미권 5개 국가 모두에서 셀프퍼블리싱을 통한 독립 작가의 작품 판매량(30~40%)이 Big5 출판사의 판매량(26~38%) 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뉴미디어 시대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콘텐츠를 독점해야 되지만 출판사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다. 즉 그러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셀프퍼블리싱을 통해서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출판의 방향

뉴미디어는 출판 시장의 확장을 위한 기회이자 도전의 영역이 될 것이다. 독자들의 세대 변화와 소비 변화, 그리고 기술의 발전과 뉴미디어의 성질에 대해 살펴보면서 출판을 새롭게 재정의해 나가야 한다. 종이책만을 고수해서는 출판 시장이 성장하기 힘들다. 콘텐츠의 기획, 유통 채널의 확장, 비즈니스 모델의 발굴, 부가 서비스 제공, 기술과의 융합, 미디어의 확장 등을 고민하며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현재 우리 출판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그러면 다양성은 성장으로, 변화는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본 글은 <출판문화> 2019년 7월호 (Vol.642)에 게재했던 글임을 밝혀드립니다.

    

글 이은호 교보문고,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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