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의 새로운 도전
인구 감소나 고령화 현상 등으로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일코노미(1인+이코노미)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콘텐츠의 생산 주체도 사용자 중심으로 옮겨가며 1인 미디어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과 생각들을 인터넷에 등록하고 공유해 나가는 놀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 유튜브(Youtube)가 있다. 물론 얼굴 공개나 영상 제작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SNS나 오디오 미디어를 활용하기도 한다. 유튜브는 1020 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박막례 할머니, 김영원 할머니, 지병수 할아버지 등 시니어 유튜버들도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는 이제 단순히 영상이나 오락을 즐기는 곳이 아니라 전문 크리에이터를 통한 검색, 소통, 공부를 위한 지식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동영상 콘텐츠의 분야도 음식, 게임, 스포츠, 음악, 뉴스, 브이로그, 패션 등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콘텐츠와 미디어의 흐름이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 웬만한 정보와 스토리는 유튜브로 모이고 있다. 바야흐로 갓튜브의 시대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WiseApp)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스마트폰에서 사용 시간이 가장 길었던 앱은 유튜브로 총 388억 분을 이용했고, 그 뒤로 카카오톡(225억 분), 네이버(153억 분), 페이스북(42억 분)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튜브의 사용시간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50%나 증가했으며, 월간활성사용자(MAU)도 3,271만 명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분당 약 400시간 이상의 동영상이 업로드 되고 있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동영상을 제작하고, 시청하며, 공유하고, 확산시킬 수 있기 생산자와 이용자의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
책과 관련한 동영상 콘텐츠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겨울서점’, ‘책읽찌라’, ‘책그림’, ‘Diana’s Bookshelf’ 등과 같은 개인 북튜버는 책 리뷰, 신간 소개, 낭독, 책 고르는 방법 등 다양한 내용들을 재미있고 짧은 동영상으로 전달하면서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북튜버에 의해 소개된 도서들이 판매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자 출판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출판사들도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고 있다. 인터넷 배너 광고나 서점의 매대 홍보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서 훨씬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자유롭게 도서를 소개하며 운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들은 대체로 특정한 도서나 저자 혹은 임프린트(imprint) 중심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 특히 저자 충성도가 높은 문학 출판사들이 보다 적극적인 편이다. 활발하게 동영상을 등록하고 운영하고 있는 출판사로는 넥서스, 길벗, 문학동네, 21세기북스, 위즈덤하우스 등이다. 구독자 수가 많은 출판사는 넥서스, 알에치코리아, 21세기북스, 다산북스 등이며, 영상 조회수가 높은 출판사는 알에치코리아, 웅진씽크빅, 21세기북스, 넥서스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층이 주요 대상인 교육출판사는 유튜브를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개설은 기본이며, 유명 배우나 크리에이터와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하거나 재미있는 영상을 제작하며 활발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NE능률’에서는 배우 이유진을 출연시켜 제작한 <월등한 개념 수학> 영상이 250만 뷰를 돌파했으며, ‘천재교육’은 개그우면 허민과 함께 밀크T초등 영상을 제작했고, ‘미래엔’은 국내 최초로 버추얼 에듀크리에이터 ‘지오’와 ‘피피’를 공개하고 이들이 개념 원리를 쉽게 알려주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출판 산업에서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데, 그 활용 가치에 대해 의미를 부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뉴미디어를 통한 홍보나 발견의 기회를 확장시킨다. 산업의 발전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중심에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인 미디어와 영상 콘텐츠에 맞춰 독자에게 관심을 갖게 하고 도서 발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브랜드 강화를 통해 충성 독자를 확보한다. 브랜드의 핵심은 진정성(authenticity)과 본질(genetic)에 있으며, 소비자와 유대관계를 맺으며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충성 독자가 확보되며 독자는 평생 가치를 추구해 나간다. 셋째, 다양한 방법으로 부가 수익을 창출한다. 도서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동영상 조회수가 늘어나면 광고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강연이나 2차 저작물 확장 등으로 부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저작권 이슈를 고려해야 한다.
출판은 독자가 있는 곳을 찾아 나서야 한다. 독자의 특성과 소비문화를 이해하고 뉴미디어 시대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획과 제작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채널을 고려해야 한다. 출판의 핵심은 전달하는 매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용(콘텐츠)에 있다. 인쇄물이냐 디지털이냐의 논쟁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진심이 담긴 콘텐츠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본 글은 <출판저널> 2019년 6+7월호에 게재했던 글임을 밝혀드립니다. 게재시 분량에 대한 제약이 있는 관계로 최대한 요약되었으며 일부 내용이 가감되었습니다.
글 이은호 교보문고,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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