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트랜드 분석
세계경제포럼(WEF)의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인공지능, 로봇 기술, 생명 공학의 발전으로 5년 이내에 약 5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인공지능(AI)과 로봇(Robot)의 발전은 인간의 일자리를 극도로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유통, 금융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속속 나타나고 있다. 더욱 똑똑해지고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사물분별 능력, 간편결제, 정확한 센서 기술 등이 오프라인과 만나며 빠르게 인간의 단순 업무들을 대신해 나가고 있다. 유통의 혁신이 무인점포를 통해 본격화 되고 있다. 초기의 무인점포는 고객이 직접 어떤 행위를 취함으로써 처리되는 형태였지만, 서서히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어지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완전 무인점포의 형태에 가까운 대표적인 사례들을 시간 순서대로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 최대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Amazon)이 2016년 12월 시애틀에 첫 무인 식료품 매장인 ‘아마존 고’를 오픈 했다. 결제 단계를 없앴을 뿐만 아니라 상품에 대한 인식과 비용 처리까지 자동으로 진행되는 완전 무인 매장의 형태로 유통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이끌고 있다. 아마존은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해야 되는 ‘체크아웃 라인(checkoutline)’을 없애기 위한 방안(컴퓨터 시각화, 센서융합, 머신 러닝 등)에 대해 무려 4년 전부터 고민해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아마존은 현재 무인매장의 시초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마존 고’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앱에 QR코드와 신용카드 정보를 먼저 등록해야 된다. QR코드를 스캔하고 매장에 들어간 뒤에 고객은 원하는 상품을 들고 출구로 걸어 나오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다양한 센서들이 상품들을 인식하고 미리 등록해 놓은 신용카드로 비용이 자동결제 되는 구조이다.
일본은 유난히 편의점 문화가 발달되고 있지만, 최근 인구 감소 추세로 편의점 운영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일본은 편의점의 무인 매장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 5대 편의점(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미니스톱, 로손, 뉴데이스)은 지난 4월에 "2025년까지 일본 내 모든 점포에 물건을 산 사람이 직접 계산하는 '무인 계산대'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편의점 업체중 로손(Lawson)이 2016년 12월에 오사카 모리구치 지점에 자동화 기기인 ‘레지로보’를 최초로 도입했다. 레지스터와 로봇의 합성어를 가진 ‘레지로봇’은 파나소닉(panasonic)이 개발했고 이를 로손이 도입한 것이다. 고객이 ‘스마트 바구니(smart basket)’를 들고 다니면서 필요한 물건을 담은 뒤 계산대에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계산이 되면서 포장까지 해 준다. 초기에는 고객이 상품의 바코드를 직접 찍어야 했지만 2017년 2월부터는 모든 상품에 RFID 전자태그를 부착해서 그냥 바구니에 담기만 하면 인식이 된다.
롯데그룹이 국내 최초로 무인점포 시대를 열었다. 2017년 5월 잠실롯데월드타워 31층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라는 무인 편의점이 오픈 했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오피스 거주자와 롯데 직원들 중심으로 테스트베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매장은 오픈 당시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핸드페이(Hand-Pay) 기술과 360도 자동 스캔 계산대로 큰 관심을 받았다. 세계 최초로 사용된 정맥인증 기술은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모양과 혈관 굵기 그리고 선명도 등의 패턴을 이용해서 사람을 구별해 낸다. 매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롯데카드 소지자와 정맥 인증이 되어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핸드페이(Hand-pay)를 이용하기 위한 환경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9월부터 엘페이(L.pay)와 캐시비(Cashbee) 교통카드까지 결제 수단을 확장시켜서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규모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알리바바 그룹이 2017년 7월 항저우 국제 엑스포 센터에서 개최된 <타오바오 메이커 페스티벌(TaobaoMaker Festival>에서 무인커피숍 ‘타오카페(TaoCafe)’의 컨셉 매장을 선보였다.
무인커피숍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앱을 설치하고 QR코드를 스캔해서 매장 출입 허가를 받고 점포이용에 관한 이용규칙에 동의하면 된다. 이용환경은 ‘아마존 고’와 유사하다. 고객은 자유롭게 제품을 쇼핑한 뒤에 자연스럽게 결제게이트를 걸어나오면 알리페이(Alipay)를 통해 자동적으로 결제가 된다. ‘타오카페’는 물건 구매뿐만 아니라 카페 기능도 가능하다. 음료를 주문하면 자동시각 및 안면 감지기를 통해 주문한 고객의 얼굴을 인식해서 스크린에 고객의 사진과 함께 대기 시간이 표시된다.
가전 유통업체인 쑤닝(Suning)은 중국 최초로 2017년 8월 난징(南京)에 '스포츠 뷰(Biu)'라는 스포츠용품 무인 매장을 개장했다. 뷰(Biu)는 중국에서 젊음과 스피드, 활력을 상징하는 단어로 쓰인다.
전통적인 유통업체가 처음으로 무인 매장을 오픈 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무인 매장을 이용하기위해서는 먼저 쑤닝 앱에 계좌정보와 얼굴을 등록해야 한다. 안면인식을 통해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자신이 필요한 상품을 자유롭게 쇼핑한 이후에 천천히 계산대를 걸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계산대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와 다양한 센서들이 고객을 인식하고 구매한 제품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비용은 쑤닝 앱에 등록해 놓은 계좌에서 자동적으로 결제 처리된다. 고객이 많거나 제품이 섞여 있는 경우에는 일부 인식을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쑤닝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자동화를 갖춘 점포이다. 또한 누적된 고객들의 구매 이력이나 동선 등의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쑤닝은 올해 말까지 3개의 무인 매장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며 이 매장은 식품 매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 이은호 교보문고,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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