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인플레이션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같이 나아가려면,

by EHOM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지갑 속에 있는 돈은 조용히 녹아내리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가만히 숨만 쉬고 있었는데도 어제보다 조금 더 우리는 가난해졌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말이 있다, “돈 아껴 써라, 저축만이 살 길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다.”라고 말이다. 과연 그럴까? 미안하지만,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게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는 완전히 틀린 말이 되어버렸다.


성실하게 일해서 차곡차곡 은행에 돈을 모으는 사람들은 오히려 가장 확실하게 거지가 되는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니깐 말이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합법적이고 정교하게 설계된 시스템 안에서 우리의 구매력을 야금야금 갉아먹으며 돈의 가치를 점점 잃게 만들어 버리는

‘인플레이션’이라는 현상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가진 만원의 지폐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적힌 숫자는 똑같다. 하지만, 그 종이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적어졌다. 우리는 이걸 보고 물가가 올랐다고 표현한다.


식재료 값이 비싸졌다. 인건비가 올랐다. 하면서 가게 사장님들을 원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현상의 껍데기만 보는 것이다. 근본의 문제는 물건의 가치가 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쥐고 있는 그 돈, 즉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그저 월급이 적다고 한탄하거나 정부를 욕하는 데에만 에너지를 쏟고 있다.


하지만, 욕만 한다고 바뀌는 건 없다는 건 우리는 이제 모두 잘 알고 있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면의 법칙을 깨닫지 못하면 우리는 평생 쳇바퀴 돌 듯 일만 하다가 결국 가치 없는 종이 조각만 쥐고 노후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단순히 아껴 쓰는 게 미덕이 아니라는 것을, 돈을 쥐고 있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도박인지를 느껴야 한다.

10년 전, 20년 전의 1억과 지금의 1억 원을 한 번 비교해 보면


과거에 1억 원이라는 돈은 부자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 돈이면 서울에 번듯한 아파트 한 채를 사고 남은 돈으로 차도 굴릴 수 있었다. 1억 모으기라는 목표는 곧 내 집 마련의 꿈과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서울에서 1억 원은 아파트를 사기는커녕 전세 보증금의 일부 넣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돈이 되어버렸다. 지방의 작은 아파트조차 분양가가 수억 원을 호가하는 시대 하는 시대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열심히 아껴서 1억이라는 큰돈을 모았는데 그 돈이 가진 힘은 과거 3천만 원 5천만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가장 무서운 건 우리의 월급은 거북이처럼 기어가는데, 물가는 토끼처럼 뛴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왜 나는 열심히 사는데도 삶이 나아지지 않을까 왜 돈을 모아도 미래가 불안할까 이런 고민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서 있는 경제라는 땅 자체가 계속해서 꺼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그저 경제가 안 좋다며 지나갈 일이 아니다. 내 노동의 가치가 시간의 가치가 실시간으로 증발하고 있다는 아주 심각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걸까? 정말 물건이 귀해져서 가격이 오르는 걸까?


비밀은 물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돈 그 자체에 숨겨져 있다.

우리는 학교에서 경제를 배울 때 가장 먼저 듣는 이야기가 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물건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르고 반대로 물건은 넘치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으면 가격을 내린다. 당연한 이치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한다. 아 요즘 흉년이라 배추가 귀한가 보다 기름값이 오르는 걸 보니 석유가 부족한가 보다 하고요 하지만 과연 그럴까?


지난 50년간 동안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공장은 자동화되어서 물건을 더 빨리 더 많이 찍어내고 농업 기술도 발달해서 생산량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공급이 이렇게 늘었으니 물건 값이 예전보다 훨씬 싸져야 정상 아닌가? 그런데 왜 가격은 미친 듯이 오르기만 할까? 그 이유는 바로 가격표의 맞은편에 있는 돈의 공급량이 훨씬 더 무지막지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렌지 주스에 비유해 보면 아주 진하고 맛있는 오렌지 원액 주스 한 컵이 있다. 이게 우리의 경제의 실질적인 가치라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파티를 주최하는 주인이 손님이 늘어났다는 핑계로 주스에 물을 콸콸 붓기 시작한다. 주스의 양은 두 배 세 배 늘어났기에 겉보기에는 아주 풍요로워 보인다. 하지만 그 주스를 마신 사람들은 밍밍하고 싱거워졌기 때문에 도저히 예전의 그 맛을 못 내게 되면서 더 많은 주스를 찾게 된다. 여기서 물을 붓는 행위가 바로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는 ‘양적 완화’이고 싱거워진 주스 맛이 바로 돈의 가치 하락 즉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국가나 중앙은행은 경제가 어렵거나 경제가 어렵거나 위기가 닥치면 아주 쉬운 해결책을 꺼내 든다. 바로 돈을 찍어내는 일이다. 코로나 지원금, 민생 지원금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장은 내 통장에 공돈이 들어오니 기분은 좋았을 것이다.


이렇게 시장에 돈이 흔해지니 돈의 가치는 추락하고 상대적으로 실물 자산인 아파트나 주식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하게 된다. 사람들은 집값이 올랐다고 말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집의 가치는 그대로인데 집은 사는데 필요한 돈의 개수가 늘어난 것뿐이다. 10억짜리 집이 20억이 된 게 아니라 내 돈의 가치가 반 토막이 나서 예전에 10장만 줘도 됐던 걸 이젠 20장을 줘야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돈을 마구 찍어내면 누군가는 분명히 이득을 보고 누군가는 피눈물을 흘리게 될 텐데 과연 이 인플레이션이라는 게임의 승자는 누구고 패자는 누구일까?


놀랍게도 성실하게 저축한 사람은 벌을 받고 빚을 낸 사람은 상을 받는 아주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성실하게 돈을 저축하며 돈을 모았던 사람들은 국가와 은행을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의 대가는 참혹하다. 앞서 말했듯이 돈의 가치가 반 토막이 났다는 건 내 통장에 있는 1억 원이 실제로는 5천만 원의 가치밖에 못 하게 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누가 내 계좌에서 돈을 빼간 건 아니지만 구매력이 사라져 버렸으니 사실상 재산의 절반을 도둑맞은 것과 다름없다. 이것을 경제학자들은 보이지 않는 세금이라고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라는 시스템이라는 교묘한 틀로 사람들을 현혹시켜 현금의 가치를 떨어트리며 성실히 일하며 살았던 사람들을 힘들게 하게 만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쾌재를 부르는 승자는 놀랍게도 빚을 진 사람들이다. 정확히 말하면 빚을 내서 실물 자산을 산 사람들 말이다. 예를 들어보면 10년 전에 은행에서 3억 원을 빌려서 집을 산 사람이 있는데 그 당시 3억 원은 정말 큰돈이었고 매달 갚아야 할 이자도 엄청난 부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 3억 원의 가치는 물가가 오르며 화폐가치가 떨어지면서 그가 갚아야 할 3억 원이라는 빚이 무게감도 현저히 가벼워졌다. 게다가 그 돈으로 산 집은 인플레이션으로 폭등했다. 빌린 돈의 가치는 하락하여 갚기 쉬워졌는데 산 물건의 가치는 하늘로 치솟았으니 이보다 더 완벽한 투자가 어디에 있을까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들이 빚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 게임의 가장 큰 승자 가장 거대한 채무자는 바로 국가이다. 국가는 막대한 빚을 지고 나라를 운영한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국가가 갚아야 할 빚의 실질 가치도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리게 된다. 결국 국가는 인플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빚을 줄이고 국민들의 구매력을 흡수하여 부를 유지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빈부격차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벌어지게 된다.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도 자산 가격이 올라 더 부자가 되고 현금만 쥔 서민들은 가만히 있어도 더 가난해지는 현상 우리가 벼락거지라는 자조 섞인 말을 쓰게 된 건 단순히 남이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니다. 나만 벼락을 맞은 게 아니라 나만 보호막이 없이 비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시대에서는 성실함만으로는 내 자산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현금은 안전 자산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가장 위험한 자산이다.


이렇게 우리는 현금을 쥐고 있는 것은 안전한 피난처가 아니라 불타는 집 안에 서 있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노동의 대가로 받은 소중한 돈을 녹아내리는 얼음 상태로 두지 말고 절대 녹지 않는 단단한 그릇으로 바꿔 담아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자산 배분 또는 투자라고 부른다. 우리는 투자에 대한 걱정이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100% 확률로 확정적인 손실을 보는 가장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투자할 때 알아야 할 원칙은 정부가 마음대로 찍어낼 수 없음 것 시간이 지날수록 희소성이 생기는 것 바로 실물 자산이다.


첫 번째로 우량한 기업의 지분 즉 주식이다. 여기서 말하는 주식 투자는 단타로 대박을 노리는 도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오게 되면 전체적인 물가가 오르게 되면서 기업들은 물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서 살아남는다. 내가 그 기업의 주인이 된다는 건 물가가 오를 때 내 자산의 가치도 함께 올라가도록 연동시켜 놓는다는 뜻이다. 전 세계 1등 기업이나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주를 꾸준히 모으는 것 이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것은 인플레이션이의 파도를 타고 내 구매력을 지켜주는 튼튼한 배가 되어줄 것이다.


두 번째는 부동산이다. 앞서 말했듯이 부동산은 좋은 빚을 활용해 자산 가치 상승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깔고 앉은 집 한 채는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내 가족을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지켜줄 필수적인 우산이 되어줄 것이다. 무리해서 영끌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내 명의의 실물 자산을 확보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대체 불가능한 자산들이다. 금이나 비트코인 같은 자산들이 주목받는 이유도 결국 은 희소성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화폐를 무제한으로 찍어낼 대 수량이 한정된 자산들은 그 가치가 재평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투자가 남아있다. 바로 우리 자신의 투자이다. 물가가 오르면 사람의 몸값도 오르게 되어있다. 물론 시간차는 있겠지만 나가 대체 불가능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내 월급과 소득은 인플레이션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내 노동 소득을 자본 소득으로 바꾸는 시스템을 만들고 동시에 내 자신의 가치를 높여서 현금 채굴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부자들이 인플레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생존 방정식이다.


돈을 모으지 말고 자산을 모으자. 이것만이 지금 현시대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되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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