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2022

새해 그리고 새해

by 태리우스

온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말로만 듣고 한 번도 본 적 없던 2022년을 1월 1일에 처음 만나 28일째 날을 보내고 있다.


시간의 투트랙을 절묘하게 누리는 인류에게 새해를 만나고 다시 새해를 만나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다.


몇 년 동안 짝사랑하는 좋아하는 소녀와 데이트 약속을 기다리는 소년의 설렘같이 2022년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 나를 바라보지만.


지난 2021년, 2020년, 2019년.... 2010년.... 2000년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며 셀 수 없는 나날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며칠 만에 2022년에게도 급속도록 실증을 느껴버린 나는 과거의 비스므리한 느낌으로 시간을 대하고 있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

미지근하게 미적미적 미루며 -


물탱크에 연결된 수도꼭지에서 영원히 물이 나올 거라는 착각처럼 시간이라는 황금 물줄기를 땅바닥에 무의미하게 낭비하며 흘려보내고 있다.


어영부영-


그래도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몇십 년 동안 우리나라를 둘로 나누는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처럼 존재감이라면 둘째라면 서러울 일 년의 BIG 2 연휴 중 하나인 설 연휴의 시작 날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별히 대선의 해니까.)


퇴근 시간에 맞추어놓은 마음속 타이머가 우리의 발걸음이 직장의 영역을 벗어나는 순간. 모든 시간이 천천히 흘러 슬로모션으로 바뀌며 007 영화의 클라이맥스. 주인공의 완벽한 탈출 후 디지털 타이머가 제로가 되는 순간 폭발하는 다이너마이트처럼 환상적인 연휴를 알리는 신호탄이 마음속에서 터진다.


휘황찬란한 불꽃들이 연휴 시작이라는 글자로 아직은 겨울의 어두움이 있는 차가운 서울 하늘과 직장인의 울적한 짙은 회색 마음을 반짝반짝 빛나게 밝혀준다. 저 멀리 교통표지판처럼 희미하지만 정확하게 보이는 주의! 금방 지나감!이라고 쓰여있는 경고가 보이지만.


연휴의 지나감은 출퇴근 지하철 창문으로 보이는 어두운 터널의 벽면과 같이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지나가 버린다. 연휴 마지막 날 소파에 앉아 나름 유명했던 영화를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마음속 한숨을 영화의 즐거움으로 덮으며 -


누군가의 카톡 프로필처럼 "내 연휴 어딨어?" 하며 이제는 몇 개월 남은 여름휴가를 기다릴 것이다.


시간에게 말한다.

출근해서는 "제발- 시간아 빨리 가라- "

주말이나 연휴 때는

"시간아 제발 천천히-플리즈-"


시간이 대답한다.

" 학창 시절 수업시간, 직장 업무시간,

특히 군대에서! 시간아 빨리 가라고 그토록 바라더니 나이 먹고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고 우울해하는 인간들을 내가 너무 많이 봤어"


"진화론? 웃기지 마 인간은 과거나 현재나 똑같은데!?"


"내가 무슨 장단에 춤을 춰야 하니? 나는 내 갈길 갈란다."라고.


시간에게 변덕 부려서 미안하지만

2022년 설 연휴도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생각을 하면서 보내고 싶다. 유튜브나 인스타, 인터넷은 줄이고 질문을 하면서 보내고 싶다.


책 미움받을 용기 2에서 나왔던,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래?" 같은 질문을 나에게 하면서 -


프로바둑기사가 결승전에 한집 차이로 패배해 떨리는 안타까움과 분노로 눈물을 삼키며 이를 갈면서 자기 방에서 고독히 복기하듯 지난 삶을 복기하면서 -


결혼은 어떻게 할 건지?

공무원은 계속할 건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지?

죽음은 어떤 의미인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마음속 서랍에 쑤셔 쳐 박아 두었던 복잡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꺼내서 진지하게 깊이 생각하고 정리하면서 보내고 싶다.


연휴는 곧 끝난다.

2022년 2월 3일은 곧 우리에게 온다.


세 가지 질문에 답을 내리는 설 연휴가 되면 좋겠다.

1.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2. 잘했던 일과 잘못했던 일은 뭐였나?

3. 앞으로 죽을 때까지 매일 할 일 3가지?


여러 가지 질문들이 있지만 세 가지 질문들과 답을 잘 생각하고 정리하는 연휴가 되면 좋겠다.


PS. 좋은 인생 질문 or 미션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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