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눔
2021년 1월부터 2022년 1월로 찬물 샤워를 한지 일 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작년 1월 온수 샤워를 안 하고 온수 비용을 아껴 기부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하루에 2번 정도 샤워를 하는데, 일 년 동안
약 700번 오직! 찬물로만 샤워를 했다. 기억으로 30번 정도는 온수로 한 것 같다.
일단 찬물 샤워는 고통스럽다. 여름은 그나마 괜찮은데 겨울은 얼마나 차가운지.
샤워를 하기 전 우선 심호흡을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 후-
그리고 샤워기로 발끝에 찬물을 뿌리기 시작한다. 아주 차갑다. 그리고 서서히 다리를
찬물로 적신다. 1단계다.
2단계! 팔에 온 힘을 주고 손부터 시작에서 팔에 찬물을 뿌린다. 내 몸이 놀랄 수 있으니까. 우선 신체의 말단부터 찬물에 적응시키는 과정이다.
3단계. 몸의 핵심 심장 부분인 가슴에 찬물을 뿌리며 이제 본격적으로 찬물 샤워를 준비한다. 이제 찬물 샤워 준비 끝.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이제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찬물 샤워기를 머리 위로 올려 온 몸에 찬물을 뿌려댄다. 그 차가운 짜릿함과 찌릿함의 어느 중간 지점의 설명할 수 없는 차가움이 온몸을 감싼다. 올레~
이제 모든 것을 초스피드로 끝내야 한다.
샴푸를 펌핑해서 머리에 발라 광속으로 문지른다. 하얀 샴푸 거품이 된 상태에서 양치질을 한다. 과거 차인표가 했던 분노의 양치질을 재현한다. 샤워공간이 춥고 몸에 체온으로 찬물이 증발하며 김이 모락모락 난다. 너무 춥다.
양치질이 끝나면 이제 대망의 전체 헹굼이 남았다. 이 과정이 아주 힘들다.
찬물로 머리를 헹구기 시작하면서 온 몸을씻으며 헹구는데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특히 찬물로 인해 머리가 아프다.
마치 여름날 아이스크림을 빨리 먹었을 때 그 띵하게 머리 아픈 게 온다. 그러면 머리에 있는 찬물을 손으로 슈퍼 파워로 문지르며 찬물을 없앤다. 그럼 곧 괜찮아진다.
여름에 등목을 하면 시원해지듯이 등부분에 찬물이 가면 확실히 정말 차갑다. 찬물이 머리부터 발 끝까지 계속 흐르니 이제 발부분이 찬물로 인해 아주 아파서 동동 구른다.
온몸에 힘을 많이- 준다. 특히 아플 때는 통증을 참느라 얼굴이 빨갛게 되고 목에 핏줄이 보일 정도로 힘이 들어간다.
이제 샤워기로 최종 마무리=자포자기하며 찬물을 만끽하고 수도 레버를 누른다.
수건으로 몸에 찬물을 닦는다. 승리의 안도감과 평온을 찾는다. 이것을 700번 정도 한 것 같다. 올여름은 괜찮았는데 올 겨울은 정말 너무너무 추웠다. 그래서 지난주부터는 ALL 찬물 샤워를 중단하였다. 추워도 너무너무 춥기 때문이다.
뭔가 군기가 빠진 것 같다 싶으면 찬물 샤워 만한 게 없는 것 같다. 일 년 정도 해서 습관이 되었는지 글을 쓰다 보니 찬물 샤워를 하고 싶다. 그 짜릿함과 이름 모를 성취감은 해봐야지 알 수 있다. 건강상태에 유의하며 찬물 샤워해야 한다.
샤워 시간만큼 프라이빗한 순간도 없는 것 같다. 따뜻한 샤워 물줄기를 맞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릴랙스 하게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니까. 어떤 사람은 샤워를 하며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기도 한다고 한다.
찬물 샤워를 하면 그런 아이디어와 여유 따위는 없다. 오직 빨리 끝내자는 마음과 춥다 생각밖에 안 든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복잡할 때는 그런 시간도 좋은 것 같다.
생존을 위한 초집중의 시간!
일 년 동안의 ALL샤워 후 나는 과거의 샤워 방식으로 돌아갔다. 온수 샤워 후 마무리를 찬물 샤워로 하는 방식이다. 따뜻한 물로 여유를 즐기며 노폐물을 씻어내고 차가운 물로 열린 모공을 닫고 피부를 탄력 있게 하는 과정이라고 느끼며 샤워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작년 1월 온수 샤워비를 아껴서 기부한다는 계획은 후원하는 컴패션의 해외 아동을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실행되었다. 다른 후원자들처럼 많은 기도도 못하고 편지도 안 써주는 모범생 후원자는 아니다.
그래도 올해도 바람이 있다. 후원 아동을 늘리고 싶은데 아직 실천이 안 되고 있다. 예전에 김동호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던 기억이 있다. 세상의 높고 낮음, 부요함과 가난함이 있는 이유는 '흐름'을 위해서라고.
흐르지 않는 것은 썩게 되어있다고-
썩지 않기 위해 흘려보내야 한다고-
그래서 세상에 부요와 가난이 있다고-
생명은 흐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다.
나도 우리도 좋은 것을 세상에
서로에게 흘려보내는 생명의 삶을 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