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사랑
카야의 작은 손으로 가정폭력 아빠의 옷을 빨면서 무거워하는 모습이 애틋하고 귀여웠다.
엄마, 오빠, 좋아하는 테이트 모두 카야를 떠나는데 카야의 외로움에 마음이 메여서 눈물이 났다.
습지대에서 홀로 살았던 카야는 테이트를 사랑했다. 테이트가 대학을 가고 한 달 뒤에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테이트는 돌아오지 않았다.
카야의 기다림과 외로움, 기대와 좌절, 절망과 분노가 얼마나 깊었을지 느껴져 기도하러 교회에 갔는데 카야의 외로움에 마음이 아파서 울었다.
몇 년을 혼자 지내야 했던 카야.
하지만 그 외로움과 고독의 시간 속에 카야는 생물학자로서의 방대한 연구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테이트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이 찾아온 체이스와의 사랑. 카야가 얼마나 체이스를 사랑했을지 나는 알 것 같다.
테이트를 사랑했던 것보다 더 사랑했을 것이다. 그래야 테이트를 잊을 수 있으니까.
테이트처럼 잃지 않기 위해 체이스가 원하는 것을 주었을 것이다. 몸과 마음까지.
하지만 체이스는 카야를 자신만의 노리개로 여기며 속였다.
체이스의 죽음이 카야와 관련 없다는 판결과 함께 테이트와 카야는 다시 서로를 사랑하면서 소설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체이스를 죽인 사람이 카야였다는 사실이 나는 섬뜩했다.
믿을 수 없었다.
나는 이 부분이 소설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 카야의 외로움, 고독을 자신만의 학문으로 승화시킨 사랑스럽고 순수한 여인으로만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 카야는 복수의 칼날로 자신을 배반하고 버린 체이스를 죽였다. 체이스보다 더 악한 일을 한 것이다.
너무 놀라서 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혼란스러웠다. 허구적인 이야기일 뿐이지만, 마음이 아파서 그렇게 울었던 카야의 비밀이 무서웠다. 정말 카야가 체이스를 죽인 내용은 삭제하고 싶다.
카야가 자신만의 습지대 속에서 고독한 시간 속에 깊고 넓은 지식을 쌓아가며
테이트와 사랑하며 살았다고 믿고 싶다.
이 책은 70세의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가 썼다고 한다. 23년 동안 생태학을 연구한 노년의 과학자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묘사, 시적인 표현, 그리고 여러 장르가 뒤섞인 듯한 스토리와 반전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것 같다.
소설에서 나오는 곤충과 새, 식물들을 세심하게 표현하면서 건조하지 않고 서정적으로 표현하는 글들이 주는 문학적인 경험을 통해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