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안 보기

지혜로운 투자 소비

by 태리우스

2021년 12월 31일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고 2022년 1월 1일 밤에 집에 와서 잠을 자려고 하는데 누워서 유튜브를 봤다. 새해에도 유튜브를 계속 보는 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루 종일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보고 나면 기분이 안 좋은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며칠을 계속 평소처럼 유튜브를 봤다. 출퇴근 시간, 자기 전, 시간 나면 틈틈이 유튜브를 봤다. 유튜브에서 정치, 취미, 연애, 뉴스, 경제, 코믹, 신기하고 재미있는 게 너무 많다. 내가 관심 있고 좋아할 것 같은 영상을 계속 줄줄이 사탕으로 끊임없이 제공해준다. 한번 보면 스마트폰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알로리즘의 유혹의 기술은 무섭다.


그리고 성인 남자에게는 중간에 성적인 영상을 끼워서 추천한다. 이건 유튜브가 정말 나쁘다고 생각한다. 검색했던 내용과 연관된 영상을 추천해주는 것은 좋은데 성인 남자에게 중간 성적인 영상의 덫을 놓으니

깜짝 놀라기도 하며 순간적인 유혹을 받게 된다. 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참는다.


유튜브로 성적인 영상은 보지 않지만 유혹에 넘어가는 것은 한순간이다. 성인 남자가 언제나 성적인 콘텐츠에 승리하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2022년 새해에도 자나 깨나 시간 나면 유튜브를 보다가 갑자기 문득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를 보지 말자! 정신 차리자!


1월 한 달 동안 유튜브 안 보기! 미션을 하기로 했다.

1. 투자 시청 가능

투자 시청이란 내가 정말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서 보는 것

2. 욕망 시청 불가

시간 때우기식으로 알고리즘의 추천에

의해 수동적으로 단순 재미로 보는 것


위와 같은 조건으로 30만 원을 걸고 스스로와 내기를 했다. 성공하면 내가 갖고 싶은 30만 원짜리 선물 스스로에게 하기, 실패하면 30만 원어치 친구 밥 사 주기.


미션을 시작하고 유튜브를 정말 거의 안 봤다. 순간순간 미션을 잊고 유튜브를 봤다가 3분 이내에 껐다. 유튜브를 안 보니 책과 브런치가 보였다.


책을 하루에 100페이지 정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안 읽은 적도 많지만)

무엇보다 브런치를 거의 6개월 만에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생각과 감정을 글로 쓰고 싶어졌다. 에세이, 시, 소설, 책 후기 등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그전에는 시간 나면 유튜브로 재밌는 영상을 봤는데, 시간 나면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유튜브의 영상의 늪에서 빠져나와 나의 건강한 지식 습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간도 돈과 비슷하게 소비되는 것 같다.

소비는 투자 소비, 필요 소비, 욕망 소비로 나눌 수 있다.


욕망 소비는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것이고 필요 소비는 살면서 꼭 필요한 것을 소비하는 것이며 투자 소비는 목적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현명하고 지혜롭게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소비다. 생각 없이 유튜브에 빠져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욕망 소비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유튜브를 통해 제공하는 것은 지식정보 생태계를 더욱 울창하게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도 소비가 아닌 생산을 하고 있는 것이며 우리 또한 소비만이 아닌 생산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무절제하게 소비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무절제한 과소비의 결말과 같이 유튜브 과소비도 의미 있는 인생을 사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2-3시간은 기본으로 봤던 유튜브 욕망 소비를 하루에 5분도 안 보니까 좋다.

나는 이제 유튜브를 보기 전에 먼저 욕망 소비를 하지 않기로 다짐한다.

내가 정말 보고 싶은 정보를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찾아서 보고 알고리즘의 유혹에 단호하게 거절하는 지혜로운 USER 가 되기로 또 다짐한다.


유튜브에는 무한대에 가까울 정도의 정보들이 팽창하고 있다. 정보의 바닷속에 표류하여 시간과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바닷속에 있는 월척을 낚아내는 성실하고 지혜로운 정보 소비자, 더 나아가 정보생산자, 크리에이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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