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are every reasons under his plan
베타는 독립적인 물고기다. 어항에 한 마리만 키워야 한다. 자기보다 화려한 베타를 쪼아서 죽이기 때문이다. 그런 베타도 주기적으로 거울로 스스로를 비춰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한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베타를 한 마리 키운다. 거울을 안 비춰주고 계속 혼자 두었더니 조금씩 쪼그라들고 있었다. 몸도 휘고 기운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밥도 안 먹고.
내가 물관리, 어항 관리를 잘 안 해줘서 그런 것 같아서 신경을 더 써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혼자 있는 베타는 죽어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자극을 줬다. 플러스펜, 빨대로 베타를 건드렸더니 재빠르게 움직이며 반응했다.
빨대로 바람도 불어넣어봤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그런데 신기하게 오묘한 보랏빛 푸른 비늘 색이 다시 은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그라이데이션 되는 비늘이 베타 특유의 우아함으로 빛났다.
자극이 필요하구나.
생명체는 자극이 필요한 것 같다. 반드시 한 마리만 키워야 하는 베타도 거울이라는 자극이 필요한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자극의 고통을 느끼고 살아있는 모든 것은 고통이라는 자극이 필요한 걸까?
사실 나는 내가 베타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혼자 있는 게 너무 나도 편하다. 그리고 혼자서 무언가를 할 때 집중도 잘 되고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일들을 해낸다. 혼자 있고 싶다.
언젠가 아침을 먹다가 나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돼서 기쁜 마음으로 엄마에게 나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엄마는 표정이 안 좋아지면서 나를 혼냈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하시며 그러면 안된다고 하셨다. 나는
앞으로 엄마와 이야기를 하고 싶지가 않아졌다. 내 마음의 이야기는 더욱 하고 싶지가 않다.
엄마는 내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평범한 남자이길 원했다. 공무원, 깔끔한 정장을 입고 출근을 하고 야근을 하지 않으며 단정하고 성실하고 성공한 남자가 되길 원하셨다.
나는 베타 같은 인간이데,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혼자만 있어야 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다른 존재인데, 예쁜 어항에 들어있는 여러 종류의 열대어처럼 사회와 조화롭게
지내는 것을 원하셨다.
하나님께서 타조알은 엄청나게 단단하게 만드셨다. 왜냐하면 타조는 자기 알을 돌보지 않기 때문이다. 알을 낳으면 신경을 안 쓴다고 한다. 그래서 알이 깨지지 않도록
상상 이상으로 딱딱하다고 한다. 모성애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인정 없는 타조는 튼튼한 알을 낳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신기하다.
한의학과 심리학 관련 책에서 세상에 이유가 없는 것은 없기 때문이라며 어떤 사람에게는 정신적인 문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글을 읽어본 적이 있다.
내가 베타 같은 인간인 것도 베타처럼 살지 못하는 것도 앞으로 내가 베타처럼 살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내게 주어지는 시간과 환경, 사람들이 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면 나는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변화할까?
우선은 오늘 밤에 나는 몇 달은 혼자 있고 싶은 희망사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