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의 끝을 잡고 싶다

연휴 마지막 밤

by 태리우스

5일 동안의 길었던 연휴의 마지막 밤이다.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하는 성경 구절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이번 연휴는 제발 천천히 가기를 바랐는데 벌써 마지막 밤이라는 현실에 마음속 눈물이 또르르르 떨어지는 기분이다. 그래도 받아들여야겠지…..


내일 아침이 되면 사람들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무표정하게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며 스마트폰을 보겠지?

직장동료들과 오랜만에 보고 인사를 하고 일을 하겠지? 문득 오래된 올드팝같이 돼버린 솔리드의 이 밤의 끝을 잡고 라는 제목이 생각난다.


이 밤의 끝을 잡고 싶다.

내일이 안오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직장에서는 출근하자마자 제발 시간아 빨리 가라 하며 안 가는 시간에 답답해하겠지만.


사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는 직장생활이 재밌었다. 그리고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방학 때마다 거의 인턴을 하며 직장생활을 즐겼다. 친구들이 직장생활 힘들어하는 게 이해가 안 됐다. 열심히 일하고 출근하고 일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친구들이 꾀병을 부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출근을 하기 싫다고 생각한 적이 정말 거의 없었다. 그런 나에게 직장 사춘기가 아주 늦게 온 것 같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출근하기가 싫다 못해 두렵고 떨리고 슬프다.

오늘 아침부터 내일 출근할 생각에 가슴이 뛰고 두렵고 걱정되었다.


서울 같지 않은 여유 있는 한적한 길거리가 내일부터 자신만의 일로 바쁘게 돌아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우울해졌다. 왜일까? 모두 각자의 일을 찾아서 바쁘게 사는데,

나만 길을 헤매고 사람들을 쳐다보는 1인칭이 아닌 3인칭의 인생을 사는 거 같아서 그런 걸까? 직장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하다. 편법과 불법을 못 넘어가는 원칙주의자 공무원인 내가 몇 개월 동안 지난 몇 년 동안 과거의 일들을 헤집어놓았기 때문이다. 게으름으로 미뤄놓은 일도 많다.


공무원을 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바쁜데 해결해야 할 일도 쌓였으니 출근하기 싫은 게 당연한 것 같다. 한숨 말고 심호흡 한번 제대로 해본다. 휴~

다시 마음을 다잡고.


한숨 대신 함성으로

걱정 대신 열정으로

포기 대신 죽기 살기로

용감한 녀석들의 노래를 유튜브로 들어본다.


그래도 연휴 마지막 날 감사하는 마음으로 잠을 자야겠다.


금요일 저녁부터 토, 일, 월, 화, 수 5일 동안 연휴를 보내며 여러 생각도 하고 글도 쓰고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서 감사하다.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특별히 시간을 많이 낭비하지 않은 것 같아서 감사하다.

영화도 보고 책도 보고 오디오북도 들었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설날을 보내지 않아 죄송하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설날을 보내서 감사하다.

기도에 중요성도 다시 느끼게 되었고

맛있는 것도 먹고 잘 자고 일어나서 감사하다.

그리고 내 글을 읽어주시고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고 나도 자주 가서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눌러야겠다.

함께 글을 쓰고 읽는 브런치 작가님들을 생각하며 기도도 해야겠다.


감사의 제목을 찾다 보면 생각나는 게 많아서 감사하다.


연휴 동안 좋은 책을 보고 좋은 생각을 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드리며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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