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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우스 Sep 27. 2023

크리에이터 공무원의 스몰토크 1

분수

 여름이 끝나면 분수도 운행을 끝낼 준비를 한다. 서울 도심 여기저기에 여러 분수들이 있다. 요즘에는 음악선율에 맞춰 멋들어진 춤을 추는 분수가 많이 생겼다.


 성북구청 치수과에서 일할 때 성북구에 있는 분수들을 관리했었다. 분수 물을 교체하고 소독약을 넣고 작동점검을 했다. 환경부와 서울시에서 내려오는 분수관리지침은 꽤 까다로웠다. 분수 내부에도 여러 번 들어가 봤다. 내부는 거대한 물탱크인데 수많은 펌프들과 전선들로 가득 차있다. 전기도 차단하지 않고 무슨 용기로 들어갔었는지 생각해 보면 아찔하다.


분수는 영어로 FOUNTAIN이다. Fantastic 한 Mountain 이란 뜻 같다. 물을 뿜어내며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이 환상적인 산모양이지 않는가?


규정상 비가 오는 날은 분수작동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비가 내리면 분수물을 갈아야 한다. 며칠 전에는 아침부터 분수 생각이 났다. 참고로 분수물이 물놀이를 할 만큼 깨끗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강아지똥이 묻어있는 경우도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바닥분수 위를 걸어 다니는데 매일매일 물을 갈 수 도 없다. 수십 톤 되는 수돗물을 비우고 채우는데도 몇 시간씩 걸린다. 무엇보다 물 값도 만만치가 않다.


바닥분수 물이 계곡물처럼 깨끗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올여름 나는 서울시청 앞에 있는 분수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다가 핸드폰이 물이 젖어서 망가졌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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