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Y IMPORTANT THING
오늘 출장을 가는 길에 택시를 탔다. 요즘에는 택시 손님이 없어서 택시 기사님들의 수입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택시 미터기를 보면 요금이 보이고 그위에 작은 글씨로
17.이라는 숫자 옆에 금액이 그날의 수입이다. 예전에 어떤 기사님이 알려주셨다. 내가
3시 40분쯤에 탄 택시는 13만원 정도였다.
코로나 전의 30~40% 수입밖에 안된다고
그러셨다.
택시를 탔는데 계속 경고음이 들렸다. 나는 뒷자리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매었는데도 소리가 나서 기사님 안전벨트 안 하셨어요?
물어보니 안 하셨다고 한다.
나는 택시 기사님이 안전벨트를 안 하는 게 신기해서 왜 안 하시냐고 물어보니 본인은
안전벨트가 답답해서 안 하신다고 하신다.
마음속으로 정말 특이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준법정신이 투철한 스타일의 사람이라 계몽 차원에서 왜 안 하시는지? 가족이 걱정을 안 하는지? 사고는 언제 날지 모르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계속했다.
기사님의 대답들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본인은 안전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는 것이다. 한 예로 기사님 가족은 함께 한 차를 안 탄다고 한다. 혹시나 사고가 나서 가족 모두가 다칠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하신다. 그래서 꼭 차를 나눠서 타고 이동을 한다고 하셨다. 그런 가정이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에 본인 가정의 자녀들도 보통 일반인과 전혀 다르다고 하셨다. 비행기를 타셔도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서 비상구 근처에 좌석을 예약하신다고 한다.
나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 세상 얘기가 아닌 것 같은 아주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안전 강박증이라고 할 만큼 안전 민감도가 높으신 분이! 왜 안전벨트는 안 하시는
걸까?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고 뭔가 허탈하고 마음속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라는 생각만 든다.
그래도 난 기사님의 안전을 위해 기사님의 택시회사에 전화를 해서 건의를 할 예정이다. 그래서 택시 회사 전화번호와 택시 번호판을 메모해두었다. 신고를 받은 기사님은 기분이 안 좋으시겠지만 그래도 안전이
제일 중요하지 않은가?!
내가 오늘 왜 특이한 분을 만났는지 생각해보았다. 왜 하나님께서 내가 그 택시를 타게 하셨을까? 나도 내가 무엇인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행동하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안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생각만 해봐도 너무 많다. 사람들한테는 겸손하게 잘하지만 부모님께는 그러지 못한 모습, 여자 친구를 좋아한다고 예쁘다고 매일 말하지만 온전히 믿고 신뢰하고 이해하지 않는 모습, 열심히 일하는 척은 하지만 보여주기 식은 아닌지, 예수님 잘 믿으려고 하지만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는 모습들, 꿈은 있지만 꿈을 위해 하루 한 시간도 노력하지 않는 모습들, 내 존재가 이렇게 모순적인 존재라는 생각에 놀란다.
기사님의 모습을 통해 나의 모순되고 단팥 없는 단팥빵 같은 모습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이런 시간을 갖게 해 주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아마도 기사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벨트를 매셔야 하는 것처럼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께 잘해드려야 하고 여자 친구를 믿고 존중하고 감싸줘야 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서울시장인 것처럼 일해야 하고 꿈을 위해 하루 한 시간은 공부해야 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하는 게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인 것 같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저런 사람이야, 점점 자신이 FIX 되는 나이 먹는 과정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정말 중요한 것을 알게 되는 지혜가 있기를 오늘 밤 기도하고 날마다 기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