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먹을 것을 만들고 먹는 것은 사람을 만든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면 인상 깊은 말이 크게 보인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책에서 아몬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삶에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입안에서 아몬드를 부셔 먹으면서 상대적으로 쉽게 아몬드가 깨지는 느낌을 받으며 현실에서는 맛보기 힘든 [문제가 쉽게 부서지는 묘한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아몬드와 견과류를 아주 좋아하는데 무척 공감이 되는 말이었다. 나는 현실보다 이상을 추구하며 높은 목표를 설정해서 늘 실패하고 좌절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향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살면서 내 힘으로 성공이라는 것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아몬드를 좋아하는 것 같다. 책에서처럼 작은 노력으로 아몬드를 깨뜨려서 고소함을 맛보며 현실에서 맛보기 힘든 성공을 손쉽게 경험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아몬드를 깨 먹을 때 늘 통쾌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 고소함은 또 어떤가!
아이와 어른을 구별하는 방법 중에 어떤 것을 먹느냐가 있다. 아이는 단단한 것을 못 먹는다. 단단한 것은 어른이 먹고 건강한 어른일수록 더 단단한 것을 먹을 수 있다.
나는 어른과 아이의 중간인가?
생각해보니 난 떡볶이도 무척 좋아한다. 말랑말랑 부드럽고 매콤 달콤한 떡볶이는 언제나 쉽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치킨은 어떤가! 떡볶이보다는 비용이 들지만 그래도 큰돈을 들이지 않고 쉽게 치킨 파티를 하며 기분을 낼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난 배가 고플 때는 거의 햄버거가 생각이
났었다. 햄버거는 음식을 쉽게 먹으려고 만들어진 게 아닌가?
난 쉬운 걸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다. 뭔가 진득하니 어려운 것에 도전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늘 개념만 공부하고 쉬운 문제만 풀고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며 실패하면서 배우는 과정을 통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먹는 것을 통해서도 알게 되는 것 같다. 팩폭이라기보다 팩트인정이다.
배움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쉬운 문제만 풀어서 자신이 얼마나 문제를 잘 푸는지 유능한 지 상대방에게 보여주기에만 열중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나도 참 보여주기, 인정받기를 갈망하는 것 같다. 결재를 올려도 인정을 많이 받고 싶다. 오늘도 놀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라는 마음으로 결재를 올렸다.
나의 가치를 다른 사람의 인정에 맡겨버리는 실수를 하는 것이다. 배움을 통해 어제의 나보다 성장하는 모습을 스스로 보며 발전하는 것이 아닌 타인의 평가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다. 아몬드를 좋아하는 쉬운 사람에서 인정받기를 바라는 타인의 인정 의존형 인간이라는 것까지 약간 멀리도 왔지만.
앞으로는 조금 먹기 어려운 것도 먹어 보려고 한다. 용돈을 모아서 예약하기도 어려운 초밥 오마카세도 먹어보고 절약해서 멋지게 차려입고 예의 있게 행동해야 하는 품격 있는 곳에서도 식사를 해보려고 한다.
과학자가 되어 가설을 세워본다. 나의 가설은 먹을 것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이다. 실험을 통해 정말 내 인생이 바뀌는지 관찰하고 피드백하며 연구해봐야겠다.
치킨, 햄버거, 떡볶이 말고 더 건강하고 먹기 힘들고 몸에 좋은 음식들을 생각하며 먹으면 쉬운 것만 하는 사람에서 어려운 문제도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사람이 될 것 같다.
누가 알겠는가! 이 가설과 실험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지? 노벨상을 탈지? 2021년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2021년은 제일 먼저 나의 먹을 것을 바꿔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