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만족지연 능력

by 태리우스


생각해보면 먹고 싶은 걸 맘껏 먹었던 것 같다. 주중에도 퇴근하면 나는 웬만하면 먹고 싶은 걸 먹었다. 더욱이 연애를 하고부터는 함께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더 자주 많이 맛집을 갔다.


주중에도 맛있는 걸 먹다 보니 우선 시간과 돈이 많이 들었다. 맛집을 다녔던 것을 블로그에 기록했더니 어느 맛집 블로거나 유튜버만큼이나 맛있는 것을 많이 먹었던 것에 놀랐다.


맛집 사진들을 보며 즐거운 추억도 있지만 뭔가 낭비를 많이 한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문득 지난주부터 먹고 싶은 것은 주말에 먹고 주중에는 루틴 되는 식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닭가슴살, 고구마, 두유, 아몬드, 요거트 등으로 저녁식사 메뉴에 고민 없이 똑같은 음식을 먹기로 했다. 그렇게 며칠을 지내고 보니 우선 저녁시간이 여유로웠다. 그리고

살도 아주 조금 빠지는 것 같았다.


먹고 싶은 치킨, 과자, 빵이 생각나도 토요일에 먹어야지 하니까 참을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돈도 절약이 되었다.

무엇보다 신기한 건 먹는 것뿐만 아니라

영화, 유튜브, 인스타도 주중에는 안 하기로 마음을 먹게 된 것이다. 나는 힘들고 지칠 때 영화를 보며 쉬고 인스타나 유튜브를 보며 나만의 휴식시간을 보내는데, 시간을 생산적으로 사용하기보다 소비하며 휴식을 취한다.


주중에 유튜브와 인스타를 안 하니 할 게 없었다. 내 삶에 유튜브, 인스타, 영화의 포지션은 엄청났다. 내 삶의 여가시간을 3개로 채웠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을 들면 할 게 없었다. 뭐하지? 핸드폰을 들면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의 콘텐츠를 소비했는데, 스마트폰으로 할 게 없었다. 할게 너무 없어서 영어단어를 외웠다. 영어단어 한 개를 5분 정도 계속 말했더니 하나가 외워졌다. 다음날도 주중에 유튜브를 안 보니 할 게 없어서 영어단어를 외웠다.

포도나무가 포도열매를 맺으려면 우선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고 한다. 가지치기를 한 포도나무는 죽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초라하지만 그래야 영양분을 포도열매로 많이 보내서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한다.


나의 삶에도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 것 같다. 수많은 가지 중에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 하는 가지만 남겨두고 모두 쳐내야 한다. 좋은 열매를 맺는 나무가 좋은 나무라는 성경말씀처럼 좋은 열매를 맺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우선 내가 맺고 싶은 열매가 무엇인지 알고 열매를 맺고 싶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 질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교보문고 벽면에 붙어있던 글이다. 대추나무도 열매를 맺기 위해 비바람과 추위와 더위를 이겨냈을 것이다. 나도 잘할 수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음으로 미루는 능력은 마시멜로 실험으로 유명한 만족지연 능력인데 이 능력은 학습능력과 사회에 나가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순간적인 유혹을 참고 만족을 지연함으로 더 큰 만족과 성취를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주중에 먹고 싶은 것과 보고 싶은 것을 주말로 미루며 나는 만족지연 능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단순하게 살을 뺄 마음이 들면 앞으로

치킨, 과자, 떡볶이를 안 먹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부끄럽지만 삼일도 안돼서 맘껏 먹으면서 늘 다이어트에 실패했다.

어떻게 평생 즐겨먹던 음식을 마음의 결심만으로 끊을 수 있단 말인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며칠 참았다가 토요일에 먹어야지 마음을 먹으니 참을 수 있었다. 내 마음과 몸도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먹는 것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의 나의 가설의 실험에 대한 결과라고 하기에는 빠르지만 먹는 것과 인생은 연관이 있는 것 같다. 먹는 것과 인생의 실험을 지속적으로 하고 기록해야겠다.


아무튼 유튜브로 채워져 있던 나의 삶은 영어단어로 채워지고 있다. 그리고 신기하건 그렇게 재밌던 유튜브가 주말에도 별로 보고 싶지가 않아진 것이다. 영어단어를 꾸준히 외워서 내년에 토익시험에 도전해봐야겠다. 그래서 토익 900점 성적표를 카톡 프로필로 자랑하고 싶다. 그리고 만족지연 능력을 사용할 만한 내 인생의 영역을 찾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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