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펑펑 와서 소복소복 쌓이고 솜털 같은 눈꽃이 포근포근하게 내렸다. 눈은 비와 다르게 하얀색 두꺼운 담요가 되어 세상을 덮는다. 그래서 눈이 내릴 때는 안 춥나 보다. 눈은 낭만의 상징이고 은유이다. 영화 러브스토리에서 우~우~하면서 눈밭에서 뒹굴며 천사 날개를 만드는 장면은 연인들이 꼭 해봐야 하는 퍼포먼스가 아닌가?
어디선가는 팡팡 내리는 눈을 보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눈 쌓인 세상을 분위기 있게 바라보겠지만 어제 눈이 내리기 시작하니까 누군가가 웃으면서 하늘에서 쓰레기가 내린다라고 해서 나도 살짝 웃었다. 우리의 감성과 감정, 미적 감수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눈을 쓰레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싫지만 공무원들은 눈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비가 오나 눈이 오면 공무원들은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서 조별로 돌아가며 사무실에서 대기를 한다. 그래서 올해같이 비가 많이 온 여름에는 대기를 많이 했다. 나도 어제 눈이 와서 대기조에 차례가 되어 구청에서 대기하며 잠을 잤다.
바닥에 폭신하고 얇은 돗자리를 4장을 깔고 잠을 잤는데 원래 잠자리가 아니라서 그런지 뒤척이다 잠시 잠들었다가 깨다 하며 5-6시 정도에 일어난다. 편하게 잠을 못 자서 오후 2-3시가 되면 아주 고단한다.
8시 정도 됐을까. 눈을 치우러 하천변으로 나갔다. 바람은 차 얼굴은 차갑고 귀는 너무 추웠고 바닥은 미끄러웠다. 시민분들이 안전하게 이동하도록 열심히 빗자루 질을 하며 눈을 치우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불도저처럼 생긴 눈 치우는 기계가 등장하여 순식간에 눈을 깨끗이 치웠다. 기계가 남겨놓은 나머지 부분만 넉 까래로 밀면 되었다. 길은 아주 깨끗해졌다.
다른 곳으로 가니 신기한 장비가 또 등장했다. 강력한 바람을 불어서 눈들을 날려버리는 기계였다. 바람이 아주 세서 쌓인 눈이 토네이도가 부는 것처럼 시원하게 날아갔다.
내가 2시간은 해야 할 일을 눈 청소차가 5분 만에 했고 바람 부는 기계가 10분 만에
해냈다. 혼자 일하는 것과 기계를 통해 일하는 것의 차이가 어마어마했다. 이 효율성을 내 삶에 적용을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잘 떠오르지가 않는다.
나 혼자 일하는 것과 시스템을 만들어 훨씬 많은 일을 하는 것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입법과 정책이라는 개념이 있다. 내가 공무원이 돼서 하고 싶은 것은 정책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내가 봉사활동을 하면 나 한 사람이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이지만 좋은 정책이나 법을 만들면 그 정책과 법을 통해 수십 수백만 명이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을 만드는 입법자들의 정치활동이 우리 국민들에게 중요한 이유이다. 정치를 멀게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다. 정치는 우리 삶에 가장 밀접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다.
정치에 대한 정의는 여러 가지지만 재밌게도 정치는 내편과 상대편을 나누는 것이라고 어느 저명한 학자가 말했다. 우리나라의 양당체제의 역사는 깊고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붕당정치는 현재의 여야와 같이 서로의 차이가 더욱 풍성한 세상을 만드는 콜라보레이션의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똑같은 생각만 한다는 것은 공산주의가 아닌가?
내 생각에 정치는 입법, 행정, 사법이 하나가 되어 국민이 잘 먹게 하고 편히 살 수 있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힘을 합치는 것을 정치라고 하고 싶다.
눈 이야기를 하며 정치 얘기까지 왔지만
혼자 눈을 쓸 것인가? 기계와 장비, 다른 사람과 함께 눈을 쓸 것인가?를 생각해보며 개인, 사회 여러 가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