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프로필 도전!

by 태리우스

몇 년 전 바디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해 비싼 돈으로 유명한 스튜디오에 예약을 했다.

내가 인스타에 등장하는 몸짱이냐 하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비싼 돈으로 바디 프로필 사진을 예약했냐면 바디 프로필 사진 촬영을 예약하고 날짜를 정하면 그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다이어트와 운동을 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시험기간에도 공부를 안 하고 시험지를 받는 순간부터 집중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던가?


날짜가 다가오지만 난 운동도 열심히 안 하고 살도 안 뺐다. 그래서 한번 날짜를 연장했다. 연장한 기간 동안에도 난 다이어트를 안 했다.


디데이가 왔다. 이미 바디 프로필은 포기하고 정장 사진이라도 멋있게 찍겠다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스튜디오에 갔는데 작가님은 내 얼굴이 부었다고 했다. 얼굴 부기도 신경 써야 하는구나.....


그리고 그날 전신사진도 못 찍었다. 전신사진을 찍으려면 새 구두를 챙겨 왔어야 했는데 새 구두가 없어서 상반신만 찍었다.


사전조사를 하고 갔어야 했다. 여러 포즈를 취해 보라고 했다. 나는 기억 속 저 멀리 정장 의류 브랜드의 모델 이미지를 어설프게 따라 했다. 팔목 단추를 잠구는 시늉, 시계를 보거나 만지는 포즈를 하고 어색하게 웃었다. 포즈도 구상을 하고 갔어야 했다!


작가님은 바디 프로필계에서 유명한 분이셔서 나의 준비 안됨에 본인도 열의가 식으신 듯 촬영은 금방 끝났다. 어색한 웃음과 인사 후 난 썰렁한 마음과 창피함을 느끼며 스튜디오를 나온 것 같다.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몇십만 원을 날린 것이다. 나는 왜 이럴까. 우울한 마음으로 터덜터덜 집에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한숨이 절로 나왔던 것 같다. 당일에는 촬영을 위해 아침을 안 먹어서인지 허기가 졌었던 것 같다.


몇 주 뒤 사진들이 왔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 좋은 조명아래 카메라로 찍어서 모델 느낌이라도 나올 것을 기대했는데, 동네 학원 전단지에 학원 선생님, 정치인, 얼굴이 살짝 부은 평범한 회사원 아저씨처럼 나와서 두 번인가 다시 보고 그 사진 폴더가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바디 프로필 사진 사건은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로 기억 저 멀리 묻어두고 있었다.


그 후로 몇 년 뒤 올해 2021년이 돼서 다시 바디 프로필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사전조사를 통해 지난번에 대실패를 만회하리라는 마음속 뜨거울 불길이 지펴지고 있다.


실패를 통해 좌절하면 마이너스지만

실패를 통해 하나라도 배운다면 값진 플러스가 될 수 있지 않은가?


바디 프로필 예약을 하고 날짜를 계산해서 하루에 해야 할 운동과 먹어야 할 식단을 계획하고 메이크업, 헤어 예약, 의상, 포즈까지 2021 바디프로필 촬영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려고 한다.


인스타와 인터넷에 바디 프로필 사진들을 열심히 보고 동기부여를 받으며 연구해야겠다. 나의 에너지원 중에는 경쟁심이라는 연료가 화력이 좋다. 언젠가 봤던 잡지에서 “전설적인 몸을 만들다.” 글이 있었는데 나도 한번 전설적인 몸을 만들어보고 싶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라고 하지 않는가.


책 제목인지 어떤 문구에서 체인지를 한자

體仁知라고 쓴 것 같은 기억이 있다. 긍정적인 변화, 체인지를 위해 먼저 체體를 가꿔야 한다는 이야기 같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집 밖에 나가기도 싫은데 그렇게 계속 움츠리고 있으면 안 되니까!

바디 프로필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운동해야겠다! 성공해서 꼭 카톡 프로필, 인스타에 올리리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복지주의 자본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