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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솔 Mar 12. 2018

식이장애 극복하기 #3 제한하지 않는 삶

좋아한다면 굳이 좋아하지 않으려 노력하지 말자.

탄수화물 끊기 
밀가루 음식 끊기
탄산음료 끊기
인스턴트 음식 끊기
패스트 푸드 끊기
.
.
.
다이어트를 시작하며 우리가 하는 다짐들은 대부분 비슷하고 극단적이지.
극단적.
한때 그런 다이어트 방법이 유행하기도 했잖아?
무언가를 먹지 않거나 
하나만 죽어라 먹는 흑백논리 가득한 방법.
어떤 사람들은 그 방법이 최고라며 극찬했고
어떤 사람들은 끝가지 견디지 못하고 폭식을 하거나 다이어트를 때려치웠다고 해.
나는 후자였어.
후자여서 자책도 많이 했어.
다른 사람들은 잘만 견디는데 왜 나는 그러지 못할까?
"나는 독하지 못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어, 노력하지 않았어, 망했어!!"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 손엔 음식들이 한가득 쥐어져 있더라.
쉴 새 없이 먹다가 어느 순간 반짝! 정신이 들면 변기 앞이었어.
그런 악순환이 10년 넘게 지속되었고.

식습관이 생활습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그땐 미처 알지 못했어.
극단적인 식습관은 내 성격까지 극단적으로 만들었어.
쉽게 화가 났고 
쉽게 우울했고
쉽게 포기했지.
내 방식이 잘못됐다는 생각보다 버티지 못하는 내가 너무 싫었어.
그래서 더 더 제한하고 금지하고 그러다 결국 다 때려 치우는 게 내 다이어트의 결말이었어.

"습관성형" 이라는 말 알아?
내가 애정하는 "다노"라는 다이어트 어플에서 새롭게 내건 슬로건과 같은 말인데
극단적인 나와 너에게 꼭 필요한 말이지 않을까 싶어.
다이어트는 살을 빼는 게 전부가 아니잖아.
아직도 그냥 살을 빼고 몸무게를 줄이는 게 다이어트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말이 잘 안 통할 것 같아.
괜찮다면 내 유튜브 영상 한 편만 봐 줬으면 좋겠다. 
*유튜브에 sol korean 치면 내 채널이 나와*

여하튼 다이어트는 생활방식, 습관과 같아.
우리가 평생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잠깐 왔다 가는 게 아니라는 거지.
디톡스와는 또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해.
우리가 평생 탄수화물 안 먹고 살 수 있을까?
너 평생 햄버거 안 먹고 살 수 있어? 치킨은? 
그렇게 살 수 있다면 할 말이 없지만
나처럼 치킨과 돼지갈비를 아주 아주 많이 사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
제한하면 할 수록 먹고 싶어지고 결국 그런 감정들이 우리를 폭식으로 이끈다는 걸 
제발 알아줬으면 좋겠어!!!!!!
나도 제발!!!!
(알면서도 습관처럼 극단적인 방식을 택하는 바보가 바로 여기 있지)

절대 안 먹을거야!!!
절대 안 할 거야!!!
절대 절대 절대 절대!!!

이런 생각들은 왠만해선 현실이 되기 어렵지.
건강 상의 문제나 심각한 이유가 있지 않는 이상 
우린 권태를 느끼고 말아.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나.

그러면 또 반복이지. 이제 그런 반복 너무 지겹지 않아?
단지 조금 더 예뻐지고 싶었고 좋아하는 옷을 입고 싶었고 
살을 빼고 싶었을 뿐인데
왜 그게 인생의 공허함으로 이어져야 하는 걸까?
인간은 결국 행복하지 않으면 무언가를 지속할 수 없게 만들어진 생물인 것 같아.
물론 누구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환골탈태를 이루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고 
환골탈태 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잖아.
반짝 몇 주, 몇 달 유지하려고 다이어트 하는 거 아니잖아?
(물론 결혼식이나 이런저런 행사때문에 하는 다이어트도 있지만 지금 우리가 하는 이야기는 그게 본론이 아니니까 넘어가자)
그래서 요요없는 다이어트를 하려면 장기간 천천히 습관을 만들어 나가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물론 이건 다 내 생각이고 의견이니까 선택은 각자의 몫이야.

근데 내가 10년 내내 다이어트 때문에 울고 웃고 해봤는데 
결국 나는 더 행복해지고 싶고 잘 살고 싶어서 다이어트를 하는 거였는데
내가 하는 방식은 내가 행복할 수 없는 방식이더라.
나를 탓하고 몰아 세우고 끝끝내 포기하고 마는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슬퍼지네...
여튼 이 글을 읽고 있는 너는 어때?
왜 다이어트를 하려고 해?
이유나 목적은 무엇이며
너의 목표는 무엇이며
네가 하고 있는 방식은 어떤 방식이야?
다이어트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참 많잖아.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어.
근데 앞서 말했듯이 나는 일주일, 한달 새로운 사람이 되고 마는 건 싫거든.
헌데 제한하는 다이어트는 나를 더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하더라.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이 되어 가고 
자존감을 높이고 싶어서 시작한 다이어트였는데 점점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내가 해낼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어.

폭토는 말할 필요도 없지.
반복 반복 반복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
아주 오랫동안.
그 사이 내 몸은 너무나 약해졌고 엉망이 되었어.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병원비도 약 값도 덜 들었을텐데 ㅎㅎ
나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아도 됬었을 텐데.

모르겠어.
정답은 없지.
내가 이렇게 말해도 결국 제한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조절력, 제어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나와 다르게 잘 해낼 지도 몰라.
그러나 혹시 나처럼 늘 포기하고 자책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제한하지 말자고 말하고 싶어.
조금 느리더라도 천천히 우리 자신을 바꿔 나가는 방법도 있다고 말야.
나는 그렇게 바꿔 나가고 있는 중이야.
가끔은 먹고 싶은 걸 맘껏 먹기도 하고 
조금 심했다 싶으면 참아도 가면서 말야.

"절대" 라는 말은 나를 참 많이 힘들게 했어.
절대로 먹으면 안돼 
절대로 자면 안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근데 우리 완벽하지 않잖아.
인간은 완벽하지 않잖아.


실수를 하기도 하고 
좌절을 하기도 하고 
실패를 하기도 하지.

그럴 때 "절대로" 라는 말은 우리로 하여금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 같아.
지켜내지 못했다는 절망감이랄까?
근데 세상에 "절대로" 라는 말이 통용되는 일이 많을까, 반대가 많을까?
개인적으로 난, 후자가 많다고 생각해 (ㅋㅋㅋㅋ 바로 나야 나)
우리를 너무 가두지 말자.
사랑해주고 이해하려 노력해보자.
남을 이해하는 것보다 나 자신을 알고 이해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지만
그래도 나만큼은 나를 포기하지 말아야지 않을까?


음식에도 우리 삶에도 
한계를 두지 말자.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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